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이런 비유를 했다. “남들이 직접 물을 기르고 있을 때 파이프를 연결해 물을 자동으로 기르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다” 사실 이러한 비유는 대부분 느낌으로나마 알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만드냐다.
나는 고등학생 때, 통학하는 시간을 줄이면 잠을 더 잘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내 고등학교 시절엔 스마트폰이 없었다는 점이다. 주변에 있는 모든 정류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찾아냈고 버스의 경로와 시간을 기록했다. 학교까지 직통하는 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에 걸어가는 시간 + 버스를 기다리는 평균 시간 + 최소 환승 + 다시 학교까지 걷는 시간을 따졌다. 그렇게 쓸데없는데 꽂혀 한달 정도의 시간을 날렸다. 한달 정도 새로운 버스를 타보며 결국 최적의 경로를 찾았고 덕분에 하루 30분씩 아낄 수 있었다. 조사를 통해 날린 시간은 10시간 정도였지만 하루 30분씩 3년을 아껴 21600분, 총 360시간을 아낀 셈이다. 투자로 따지면 대략 3600%의 수익률이다.
실제로 우리 모두가 물을 기르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아무것도 없는 이 상태에서 파이프 라인을 어떻게 만들까? 아마 하루 쓸 수 있는 물을 최대한 아끼고 물을 조금씩 모을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매일 사냥 기술을 습득하는 습관을 하나 만든다. 그렇게 말을 한 마리 잡는다. 조금씩 모은 물을 말과 나눠 마시며, 말을 타고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물을 기르기 시작할 것이다. 혼자 했을 때 얻는 물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을 길어올 수 있었고 덕분에 여분의 물을 보유할 수 있었다. 매일 사냥 기술을 연습하는 습관 덕에 말을 더 빨리 잡을 수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빌려주며 길어온 물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다. 가만히 있어도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물이 자동으로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의 모델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스템을 만드는 핵심은 자원의 분배다. 지금 당장은 쓸모 없어 보이는 데에 자원을 분배할 수 있어야 한다. 가진 게 없다며 불평하고 상황에 체념하여 자원을 조금씩이라도 미래에 분배하지 않으면 절대로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 어떻게?란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을 ‘매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