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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Jul 18. 2022

인류는 유일하게 시간을 저장할 수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뛰어난 의사소통이나 능숙한 도구 사용 등의 많은 예가 나오겠지만 난 단 하나라고 생각한다. 바로 종 전체가 협력해 시간을 저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 상 모든 생명체에게 시간이라는 자원은 공평한 자원이었다. 하지만 인류가 시간을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이 공평함은 산산조각 났다. 그 힘은 사피엔스라는 인간 종에게 지구를 장악할 신권을 주었다. 인류는 대체 어떻게 시간을 저장할 수 있게 되었을까?


1. 식량에 시간을 저장했다.

인류가 처음으로 시간을 저장할 수 있었던 건 농업혁명 덕분이다. 바로 식량에 시간을 저장한 것이다. 지구 상 모든 생명체는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영양분이 존재한다. 모든 유전자는 이 영양분을 얻기 위해 살아가며 이 메커니즘이 생명체를 움직인다. 이 움직임은 모두 '시간'을 소모한다. 요약하자면 먹을 것을 얻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며, 먹을 것이 많다면 그만큼 시간을 세이브(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농업혁명이 인류 전체의 시간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서 중요하게 다룬 내용처럼 농업혁명은 인류의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그것은 노동하지 않아도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했다. 그러한 성장이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그렇게 육성한 전문가들은 산업혁명 등의 발전을 이뤘으며 또다시 인류 전체의 시간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2. 기록(책)에 시간을 저장했다.

더 나아가 그 이후 인류는 좀 더 영리하게 시간을 저장했다. 바로 문자에 시간을 저장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지식 또한 시간 자원과 등치 된다. 한평생을 공부한 전문가의 지식은 구전으로 밖에 전수될 수 없었다. 혹여 그 구전이 끊기면 인류는 그만큼의 시간을 잃는 셈이다. 이러한 지식을 기록하면서부터 엄청난 양의 시간 저장이 가능해졌다. 누군가 책의 가치를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다시 말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기록된 지식은 엄청난 시간을 SAVE 시켜줬다.


3. 화폐에 시간을 저장했다.

마지막으로 인류는 화폐에 시간을 저장한다. 이것은 사실 식량에 시간을 저장하는 것과 동일한데 좀 더 효율적이다. 식량 = 영양분이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 그 자체다. 그런데 이 식량을 화폐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물리적으로 식량이 무겁기 때문에 그것을 가볍게 하는 대체제를 찾음으로써 이 '교환'자체도 시간을 저장한 메커니즘이다. 이는 생각보다 쉬운 논리다. 우리가 돈이 많다면 일하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의 시간을 SAVE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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