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현 May 24. 2022

주택담보대출이 존재하는 원리


2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2%로, 조사 대상 37개국 중 1위다. 가구당 평균 가계 부채는 8800만원을 돌파했다. 소득대비 부채가 매우 많다는 뜻이다.

위 그림에서 지지대의 역할은 무엇이 할까? 바로 1번이다. 주택가격이 오를 거라는 믿음. 이 믿음 덕분에 은행은 적은 이자로 대출을 해줄 수 있다. 어차피 돈을 못갚아도 가격이 오른 집을 뺏어가면 은행은 손해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1번이 무너지면 2번과 3번이 동시에 무너지며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은 집값이 떨어져 손해를 보고 은행은 돈을 못 받을 걱정이 생긴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미 이 신뢰가 무너져 내려 거대한 투자은행이 파산하며(빌려간 사람들이 돈을 못 갚으니) 세계경제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주었다. 이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한다.


빚을 빌린 사람들의 핵심 전략은 무엇일까? 본인의 능력대비 훨씬 많은 돈을 일시적으로 얻어 투자하고 불려 갚는 것이다. 이를 레버리지를 활용한다고 한다. 천만원의 2배는 2천만원이지만 1억의 2배는 2억이다. 같은 배수라도 1억 8천만원 차이가 난다. 반드시 2배가 오른다는 믿음만 있다면 천만원보다 1억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주택이라는 담보물의 특성과 한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이 부동산 시장을 과열되게 만들고 국민 전체의 부채를 늘렸다. 교육의 획일화로 회사원이 삶의 '정석'코스가 되었기에 이는 국민들의 유일한 탈출 '희망'이 된다. 부동산이 더욱 더 과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동산 가격이 영원히 오르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여기에 인플레이션 함정이 숨어있다. 모두가 부자가 된다면, 반드시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너도 나도 돈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는 것을 잡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는 휴지조각이 된다. 모두가 부자여도 그거보다 훨씬 더 물건 가격이 올라 결국엔 모두가 거지인 상태가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너무 많은 선례가 있다. 이는 '확실히, 반드시' 일어난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정부는 금리를 조절하며 물가를 내리려고 노력한다. 금리가 오르고 대출이 어려워지면 반드시 불황이 찾아온다. 이런 순환이 존재하기 때문에 필히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가면서 찾아온다.


불황이 찾아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까 얘기한 핵심 지지대 역할을하는 1번, 집값이 오른다는 믿음이 꺾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 주택 시장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 마치 컴퓨터가 자동으로 가격을 올리고 내리고 한다고 생각한다. 주식은 호가를 통해 가격이 매겨진다. 즉 시장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있고 사는 사람이 있다. 파는 사람이 특정 가격에 물건을 내놨는데 사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보다 가격을 낮춘 사람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서 실 거래가가 점차 내려가는 것이다. 즉 사는 사람이 많아야 부동산의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 지금의 불황과 대출 규제는 부동산 구매자의 수를 대폭 줄였다. 올해 발생한 서울시의 부동산 거래가 작년대비 90%가 줄었다. 부동산 불패 신화의 믿음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부동산 전문가는 이러한 순환이 7년 싸이클로 일어난다고 분석하였다.


더욱더 절망적인 것은 세계 경제까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금리를 올릴 것이 거의 확정되었다. 세계 경제에 불황이 찾아오면 그림의 2번에 문제가 생긴다. 기업의 매출 저하로 약한 회사들은 도산할 것이다. 특정 인물의 돈을 갚을 수 있다는 신용이 무너지는 것이다. 국내에 듬직한 회사를 다니고 있는 회사원들에게도 불안의 바람이 닿는다. 이전보다는 당연히 신용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은행의 리스크는 올라가고 올라간 리스크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가 더욱더 오른다. 악순환 속의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그나마 여기서 틀어 막는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더욱더 큰 문제가 다가오고 있다. 세계 경제가 빠르게 안 좋아지는 바람에 국내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외환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 우리나라 자체의 신뢰가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달러가 없어서 아무것도 살 수 없어진다면 기업이 뭔가 해보려 해도 재료가 없어 손을 쓸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라를 살리기 위해 특정 기업에게 달러를 몰아주고 재료를 몰빵해줄 것이다. 어떻게든 달러를 벌어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냐고? 실제로 1997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에도 국가는 전혀 아무 문제 없다며 언론플레이 했었다. 우리가 반드시 상기하고 있어야할 사항이다.


사는 것도 퍽퍽한데 너무나 많은 위험이 산재해있다. 단순 투자를 위해 공부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생존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면 공부할 수록 더욱 더 확실해진다. 우리는 너무나 위험한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글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유튜브에 올려두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eR2pdboUcY

작가의 이전글 공부 잘하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