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은이 Mar 21. 2023

프랑스 사람들은 피자빵을 싫어한다?

난 파리에서 수많은 맛있는 빵들을 먹으면서도, 가끔 한국의 빵들이 그리웠다.

프랑스의 담백하고 쫀득한 빵도 맛있지만, 크림빵, 소보로빵, 특히 피자빵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파리에는 파리바게트가 있을까?’ 였다.

우선, 정답은 파리에는 파리바게트가 있다! (우리나라의 파리바게트인 SFC에서 운영하는 파리바게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파리바게트를 기대한다면 많이 실망할 것이다.


그동안 나는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빵들을 파리에 왜 소개하지 않는지 궁금했는데, 얼마 전 유튜브를 보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유튜브의 콘텐츠는 우리나라에 사는 프랑스 인들이 한국에 있는 뚜레쥬르에 가서 한국 빵을 맛보며 프랑스 빵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충격적인 부분은 피자빵은 내가 빵 중에 최고의 빵이라 생각할 만큼의 맛있는 빵인데,

그들은 달면서 짠 소시지가 있는 피자빵을 먹고는 약간의 과한 (구역질이 나올 듯한, 혹은 먹고 나서 마구 웃는 듯한) 반응들을 보였다.

피자빵은 한국에 10년을 넘게 살아도 익숙해지지 않는 맛이라는 것이다.


그들도 피자를 먹는데, 어찌 간단히 이렇게 맛있는 피자를 먹을 수 있는데…. 피자빵이 맛없을 수 있다니…!!

정말 충격인 부분이었다.

그들에게 빵은 담백하거나, 고소하거나, 달 순 있어도, ‘달면서도 짠’ 피자빵의 맛이 익숙해지지 않는 맛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보며 내가 길들여 온 한국에서의 입맛이 이곳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의 이유를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너무나도 맛있는 한국음식이 이들에겐 맛없을 수도 있겠구나.

또, 더 중요한 것은 그들에겐 너무나도 맛있는 이곳의 음식이 내겐 맛없을 수 있는 거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실 유튜브를 보기 전까지 난 유럽사람들은 정말 맛없는 것만 먹으며 살고 있다는 것에 조금은 안타까운 맘도 들었었다.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내 기준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국적을 넘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삶의 모든 부분에서 같은 기준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작은 에피소드를 적어본다.


작가의 이전글 해외 부동산 임장. 월세집 구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