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은이 Mar 17. 2023

해외 부동산 임장. 월세집 구하기

어제 드디어 벨기에에서 지낼 집을 정했다! 고민, 또 고민, 고민의 연속이었던 시간이 끝이 났다.

내가 이곳에 와서 가장 열심히 한 것은 집을 구하기 위한 탐색이었다. 3주를 꼬박 돌아다녔다.

채집을 하며 먹고살던 시절엔 주거지를 이동하고 나면 머무는 곳의 주변 환경을 모두 살펴보는 과정을 집안의 가장이 한다고 하던데, 나는 마치 채집시절의 가장과 같이 소개받은 아파트 주변을 걸어 다니며 이것저것 살폈다.


해외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한국에서 집을 구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어느 동네가 안전한지,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사람들이 나의 이웃이 될지 전혀 감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신랑 회사와 가까운 지역 Audergem(오데르겜)부터 알아봤다. 브뤼셀의 특이한 점은 정말 도심이 작다는 것이다. 브뤼셀 시내에서 15-20분 정도만 차를 타고 가면 우거진 나무들이 있는 공원이 굉장히 많다. 흡사 서울을 떠나 경기도 중에서도, 그 외곽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왕궁이 있는 도심만 빼고는 한적한 시골 동네의 느낌이 난다.


그래서 처음에는 우리가 보고 있는 동네가 ‘너무’ 외곽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브뤼셀 도시 자체가 작다는 것을 집을 구하며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 우리를 만난 한인들은 우리를 꽤나 어린 신혼부부로 보셨는지, 놀러 나갈 만한 곳이 있는 좀 더 도심 쪽을 살라고 많이 추천해 주셨다. 한적한 곳에 살면 너무 심심할 거라고. 하지만 나는 돌아다니면서 느낀 브뤼셀의 매력은 뭔가 초록초록한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라는 점이다. 그래서 뒤에는 숲이 있는 공원이 있는 집을 골랐다. 그리고 이런 초록한 거주지역에 산다고 해도 도심으로 나갈 때 대중교통으로 30분이면 가능하니, 서울에선 누릴 수 없는 특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심해져 무려 20년을 괴롭힌 지긋지긋한 알레르기 비염이 없어지길 기도해 본다.


어찌 보면 3년이라는 시간은 짧기도 하면서 길기도 하다.

우리의 학창 시절 중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생각하면 정말 삶의 방향을 바꿔줄 수도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2주 후면 내가 선택한 새로운 터전으로 이사를 가게 될 예정이다. 떨린다. 집을 고를 때 좀 더 좋은 옵션들도 많았지만, 내가 가진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얼마 전 ‘지정생존자’라는 미드에서 멋있는 대사를 봐서 이를 인용해 본다.


‘본인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세요’

나이가 들수록 이것저것 고려하고 아쉬움이 많아지기도 하는데, 내가 고른 집이니 이제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확신을 가지고 이제는 어떻게 이 안을 예쁘고 나답게 꾸며가며 살지 생각해 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벨기에에서 3년. 목표를 정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