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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컨트롤이 필요할 때

나는 그것이 가능하지!

by 지은이

하루가 우울할 때면 난 퇴근 후 회사 근처 아울렛으로 간다. 이 옷 저 옷 거울에 대보고, 입어도 보고, 일면식 없는 매장 언니와 짧은 대화도 한다. 때로는 너무 자주 갔는지 아는 사장님들도 있는데, 그들과 나누는 대화가 너무 즐겁다. 잘 모르는 내 인생과 조금은 동떨어진 제3자와의 대화.


그렇게 신나게 이것저것 둘러보다 보면 우울함은 저만치 사라져 있다. 거기다 “이건 안 사면 안 돼!” “놓치면 안 돼!!“ 하는 맘에 쏙 드는 아이템들까지 사서 나오면 힐링 코스 완성이다.


마지막으로, 집에 와서 한 번 더 새 옷을 매치해 보는 패션쇼까지 마치면 하루의 우울함은 완.벽.타.파!

여기까진 누구나 할 수 있는 힐링 코스다.


하지만 반대로.


들뜬 마음을 잠재우는 나만의 코스.

이런날도 똑같이 쇼핑을 간다. 우울한 날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신나게 이것저것 대보고 입어본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마지막 포인트는

“아무것도 사지 말고 나오기! “

너무 맘에 들고 예뻤는데 평소같으면 하나 사서 나왔을테지만, 참고 사지 않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하루 종일 붕 뜨고 싱숭생숭했던 마음이 촥 가라앉는다. 마음을 붙잡을 순 없어도 소비를 하지 않는 선택은 조금 더 쉬운 법.


정말 단순한 방법인데 쇼핑을 좋아하는 나란 사람의 마음을 컨트롤하기에는 아주 제격이다. 복잡한 나의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 발견한 것 같아 스스로 내 마음의 해커가 된 기분.


꽤 뿌듯하다.


작은 것이지만 이렇게 나를 발견하는 것 들을 적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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