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五人? 고오인? 까오우런? Accusefive?
이렇게까지 물음표가 많은 제목이 있을까. 告五人은 내가 가장 처음 좋아한 대만 밴드이자 가장 많이 보러 간 밴드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 밴드의 이름을 정확히 뭐라고 불러야 할지, 이 밴드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실이 웃기게 느껴진다.
告五人은 2011년 이란에서 결성, 2017년 3인조로 개편 후 데뷔한 대만의 밴드다. 멤버 전원이 이란 출신이며, 작곡과 작사부터 보컬, 드럼까지 가장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雲安(윈안), 메인 보컬 犬青(취안칭), 리더이자 드럼 담당인 哲謙(저치엔)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제4의 멤버’라고 불리는 윈안의 형이 1집에 참여했고, 최근에도 가끔 작사가로 이름을 올린다. 소속사는 오월천, 우주인 등 유명 밴드들이 다수 소속된 相信音樂(상신음악)이다.
밴드 이름은 Accusefive라는 영문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5명을 고소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뭐 특별히 엄청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법원 게시판을 보다가 결정했다고 한다. 가끔 누군가 왜 멤버가 3명이냐고 물어보면 왜 17명이 아니냐는 질문에 답하는 세븐틴 팬들처럼 “2명 죽었어...”라고 답하는 편이다.
告五人을 중국어 발음대로 읽으면 ‘까오우런’이 되고, 한국식 독음으로 읽으면 ‘고오인’이 된다. 세 글자와 네 글자 중 세 글자를 택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왔는데, 얼마 전 친구에게 ”어감이 너무 고인 같지 않냐 “는 말을 들은 후 섞어서 쓰기로 결심했다. 그럼 이름에 대한 물음표는 끝.
다음은 밴드 정체성에 대한 물음표다. 告五人은 확실히 인디밴드로 출발했다. 2017년 EP를 발매하며 라이브하우스 공연을 진행하고, 2018년 대만 인디 음악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금음장’에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중화권의 그래미상인 ‘금곡장’에 꾸준히 노미네이트 되고, 최근에는 10000명 이상 공연장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기 덕에 告五人은 맥주 브랜드, 밀크티 브랜드, 휴대폰 브랜드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 활동을 하며 점차 ‘대만인이라면 무조건 들어본 밴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인디밴드가 아이돌도 아니고 무조건 인기가 많다고 ‘聽團仔(인디밴드 팬)‘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도, 좋은 것도 아니다. 나도 그렇고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인디밴드 팬들은 대체로 홍대병(...)이 있다. 대부분 신인 밴드, 남들이 모르는 밴드 발굴하기를 즐기며 밴드가 너무 유명해지면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많은 인디밴드 팬들이 告五人은 이미 상업화되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告五人은 인디밴드가 아닌 그냥 밴드가 되었다.
방금 언급한 ‘상업화’라는 단어는 실제로 인터뷰에서도 나온 적이 있는데, 기자는 告五人에게 “상업화되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물었고, 멤버들은 “좋은 의견도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라고 답하며 어쩔 수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사실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인기를 얻으면 큰 레이블에 들어가게 되고, 해외 진출, 브랜드 협업 활동 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이걸 거절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 문제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포지션인 것 같다. 告五人은 지금 인기 많은 대만 대표 밴드 중 하나지만 五月天(오월천)처럼 전설이라 불릴 연차도, 영향력도 아니다. 대중이 보기에 그만큼 대단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디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른 밴드들과 함께 묶기도 애매하다. 이 시기를 거쳐 告五人이 상업화와 무관하게 모두가 인정하는 밴드가 될지, 그 무엇도 아닌 밴드로 끝날지는 전혀 모르겠다.
告五人 멤버들도 이 고민을 하고 있는지 올해는 돌연 “우리가 시작한 그곳으로 돌아가겠다”며 라이브하우스 투어를 진행 중이다. 우리가 시작한 곳을 잊지 않겠다며 라이브하우스로 돌아갔지만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상업 활동을 진행하고, 대형 레이블에 소속된 告五人이 좋다 혹은 나쁘다고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이 모든 게 어쩔 수 없으니까!
밴드 스스로가 인디밴드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인디밴드의 모습(라이브하우스 공연 등)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내 안의 홍대병이 다른 밴드를 찾으라고 하기도 하고 동시에 그냥 좋아할까요~?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