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사랑 주고 사랑받을 거야
“선생님, 00이랑 00이 이번에도 같은 반이에요!
3년째 같은 반이네요.”
순간 철렁했다.
혹시 반 배정이 잘못된 걸까?
작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짧은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 여러 생각들.
바로 이어진 학부모님의 말씀은
내 마음속의 일렁임을 잠재워주셨다.
“같은 반 되어 너무 좋아요!
둘은 2년이나 같은 반인데도
아직 서로 모르는 것 같아요.
밖에서 만나면 모르는 사이처럼
행동한다니까요ㅎㅎ!”
둘의 모습이 귀엽다며 해주신 말씀이었고
나 역시 둘의 모습이 어떨지 그려져 웃음이 났다.
그래도 한편으로
올해는 둘 사이가 달라지기를 바랐다.
둘뿐만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를 보듬고 채워주며
함께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우리 반 이름을 '무지개 반'으로
지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무지개처럼 각자의 색을 빛내며
그 색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각자의 색을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빛을 더해주는 그런 반이 되기를.
본격적으로 행복한 고민을 시작한다.
어떤 활동을 해보면 좋을까?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끄적이며,
지난번 활동들을 다시 읽어본다.
이번 활동은 지난 시간에 했던
‘나로 채우는 도화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 활동을 통해 나를 소개하고
친구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니,
이제 우리가 알아낸 것들을 함께 해보자.
한 명씩 돌아가며 그날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하루씩 주인공이 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한 친구가 주인공이 되면
그날은 주인공 친구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잘하는 것들을 함께 해보며
오늘의 주인공을 위한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아이들과 더 재미있게 활동할 방법을
찾다가 노래 하나를 발견했다.
제목도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과 비슷하게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 노래였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
멋지고 당당하게 우뚝 서
맑고 아름다운 향기로
모두에게 사랑받을 거야
오늘은 내가 주인공
신나고 자신 있게 펼쳐봐
행복한 세상에 태어나
누구나 한 번쯤은 주인공이 되지
밝고 신나는 노래에 내 몸도 들썩였다.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할 때 이 노래를 틀어야겠다.
어느새 노래를 흥얼거리며 활동 구상을 마저 했다.
소개가 끝나면 모두가 함께
주인공 친구를 알아가기 위한 활동을 해야지!
주인공 친구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다 같이 해보는 거야.
-00 이가 좋아하는 트램펄린 타기
-00 이가 좋아하는 과자 나눠 먹기
-00 이가 잘하는 만들기 해보기
-00 이의 장점인 인사 실천하기
-큰 소리를 무서워하는 00 이를 다독여주기
-00 이의 취미 함께 감상하기
(학부모님께 수영, 악기 연주 등의
영상을 부탁드렸다.)
6일 동안 1명씩 오늘의 주인공이 되어보았다.
오늘의 주인공 활동 덕분에
친구가 좋아하는 활동도 함께 해보고,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며
매일이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또 각자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이 다양해
더욱 풍성한 경험이 되는 듯했다.
신기하게도 단기간에 아이들은
서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이제 아이들은 척하면 척!
서로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쉽게 하게 되었다.
학부모님들께서 연락이 오셨다.
반 친구들 사진을 보여주며 이름을 물으면
누군지 모두 대답할 수 있다고,
같은 센터에 다니고 우연히 만났는데,
볼에 손을 가볍게 가져다 대며 웃었다고.
한 친구는 친구들에 대한 노트를 따로 만들어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면 메모해 두고
나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이 활동만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뿌듯하고 재미난 시간이었던 건 분명했다.
<독실쌤과의 실천 포인트>
오늘은 내가 주인공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워보세요!
-좋아하는 음식 먹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취미 활동 즐기기
-소중한 사람과 시간 보내기
-스스로 칭찬과 격려하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