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머릿속 전구들이 하나둘 켜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4월 독서 주제를 고민하던 나는
이번에도 아이들에게 아이디어를 얻어보기로 했다.
4를 크게 종이에 적어 보여주며
“4 하면 뭐가 떠올라요?” 하고 물어보았다.
내 예상으로는 사로 시작하는 단어나
봄 또는 꽃과 같은 계절과 관련된
답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한 친구가 아주 큰 목소리로
나!라고 이야기 했다.
"나??? 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에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나라는 글자랑 똑같이 생겼어요”
종이를 돌려 내가 쓴 숫자를 보니
정말 나라는 글자처럼 보였다.
”와 기발한 생각인데? “ 하고 칭찬하려는 순간
다른 친구들이 어! 진짜 '나'같이 보여요! 하며
여기저기 나를 외쳤다.
이외에도 사자, 사슴, 사랑해, 사탕 등
사로 시작하는 글자들부터
숫자, 수학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역시 우리 아이들이야! 하며
대견함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많은 아이디어 중 아이들의 반응이 좋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주제로
4월 독서와 실천 주제를 정했다.
4월의 주제는 ‘나 사랑하기’
주제가 정해지면 관련된 책을 찾기 시작한다.
함께 검색을 하거나 추천을 받거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살펴본다.
마치 보물 찾기를 하는 것처럼 신중하고 꼼꼼하게
새로운 책 발견에 열정을 쏟는다.
그런데 이번 책의 주제는
꼭!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있어
독실쌤, 나의 추천으로 책이 선정되었다.
4월의 책은 ‘나는 ( ) 사람이에요’
책 속 문장 하나하나가 내 마음에
큰 울림과 감동을 준 책이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게 되다니
책장에서 책을 꺼내며
소중한 보물을 만지듯 책을 쓰다듬었다.
책을 읽기 전, 그림책 표지에
아이들 각자의 얼굴을 합성해 책을 소개했다.
자기 얼굴을 보며 신기해하고
내 얼굴과 친구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즐거워했다.
선생님 얼굴이 등장하자
꺄르르 웃음이 터진 아이들.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고,
우리만의 속도로 천천히
책 내용을 마음에 담아보았다.
아이들이 책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책의 일부를 프린트해 주변 환경을 꾸며 놓았다.
책을 읽고 나면 책 내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지를 준비한다.
아이들의 흥미, 수준, 특성, 장점 등을
하나하나 반영해주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을 담는다.
아이들이 활동을 하며 문장이 전하는
의미가 뚜렷하게 와닿기를 바라며
책 속 문장과 관련된 3가지 활동을 준비했다.
나는 세상에 태어났어요.
기적 같지 않나요?
수십억 사람 중에
나는 오직 하나뿐이에요.
활동지 가득 나에 대한 것들을 적어보고
○○○에 나의 이름을 넣어
자신감 있게 발표를 해보았다.
"나 독실쌤은 세상에 하나뿐인 사람이에요!"
쑥스러워하면서도 자기 차례가 오면
너도 나도 힘차게 외치는 아이들.
표현이 어려운 친구를 대신해 따뜻한 목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넣어 말하는 아이들.
이제 첫 번째 활동인데 눈물 많은 선생님은
벌써부터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나에겐 커다란 꿈이 있어요.
먼 훗날 꿈을 이룬 나를 상상해요.
두 번째 활동으로는
먼 훗날 꿈을 이룬 내 모습을 상상하며
나의 꿈 명함 만들기를 했다.
명함을 바라보며 한껏 들뜬 아이들의 표정과
자랑스러운 듯 명함을 내미는 모습이 귀여워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
울다가 웃으면 안 된다는데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언제 울고 웃었는지도 모르겠다.
이토록 아름다운 내 모습 중
가장 아름다운 나를 꿈꾸며
언제까지나 노력할 거예요.
마지막 활동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 )을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
단어들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고
빈칸을 채울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여기에 없는 단어를 적어도 되냐는 아이의 질문에
엄지 척을 하며 "물론이지!"라고 대답했다.
이번 활동을 하고 나서
선생님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자기도 좋아하게 되었다는 말에
아이들에게 책 한 권씩을 선물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이 마음을
오래 간직하기를 바랐고
가정에서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후회할 일을 잔뜩 한 나
더 잘하고 싶어서 안간힘을 쓴 당신을
꼬옥 안아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사람이니까요.
나는() 사람이에요 '옮긴이의 말' 중에서
우리는 오직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희망 가득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아이들을 힘껏 응원하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독실쌤과 함께 실천 포인트>
우리는 오직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를 채워보세요
"나는 ( )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