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함께 피고 있습니다
조그만 봄맞이꽃이
수줍게 인사를 남기고 돌아간 사이
여름은 말없이
커다란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손 위로
꽃들이 하나둘 내려앉습니다.
겹겹이 꽃잎을 안은 작약이
먼저 피어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속내를 쉽게 말하지 않고도
노란 꽃술을 살짝 내보이며
자기만의 시간을 열어갑니다.
마음을 건네는 꽃처럼,
살며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그 뒤를 따라
노을빛 머금은 장미가 피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누구보다 오래 피고 싶다는 듯
조용히 저녁을 껴안습니다.
바람을 타고 피어난 노란 금계국
한낮의 길가를
소박하게 물들입니다.
서로 먼저 봐달라는 듯
말없이 피어납니다.
예쁜 줄도 모르고
바쁘게 지나쳐온
나의 스무 살을 떠올립니다.
그 시절에도
꽃은 변함없이 피어 있었겠지요
슬며시
꽃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봅니다.
누군가의 눈길보다는
내 마음의 계절을 따라
천천히
나도 그렇게
피어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