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나의 길

내 안의 속도로 달리는 아침

by 올리브

바람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나무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나는 나아간다.


비 오는 토요일 아침, 창밖으로 보슬비가 살짝 내렸다.
‘오늘은 달려볼까?’ 호기롭게 마음먹었지만, 몸은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며 투정을 부렸다. 머릿속엔 온갖 핑계들이 줄줄이 떠올랐지만, 그럼에도 다시 시작할 이유가 퍼뜩 다가왔다.


아침마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재채기는 면역력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요즘 들어 거울 앞에 선 내 모습도 달라지고 있었다. 평소처럼 먹고 있었는데 허리라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누가 초대했는지 모를 군살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런 게 나잇살이란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대로 머무를 순 없어.

다시 시작하자.

걷기보다는 뛰고 싶었다. 혼자는 자신 없었기에 아침 7시 러닝팀에 조심스레 합류했다.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잘 달리는 러너들과 아직은 러닝이 익숙하지 않은 나, 페이스는 자연스레 벌어지고 숨은 점점 가빠졌다.

‘무리하지 말자, 힘들면 걷자.’ 스스로를 다독이며 달렸다.


아직은 부족하다. 10km를 7분대로 뛰는 것이 내겐 큰 도전이었다. 시간이 필요했다. 5km 지점에서 조용히 방향을 틀었다. 파주 국가대표 운동장을 지나 송촌교 쪽으로. 다른 사람들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나만의 페이스로 더딘 몸을 달래며 천천히 달렸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얼굴은 불타는 고구마처럼 화끈거렸고, 무거워지는 다리와 몸은 생각보다 훨씬 더뎠다. 언제쯤이면 바람을 가르며 가볍고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뱃속에서 들끓는 허기짐을 꾹 참고 모퉁이를 돌며 달리는데, 한 할머니께서 내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싱긋 웃어주셨다. 할머니의 칭찬에 마음이 맑아졌다.


'그래, 이 정도면 오늘도 잘한 거야. 아직은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는 중이니까

조금 더 단단한 숨결로, 조금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 몸을 만들어가야지'


비가 그치고, 구름도 서서히 걷힌다. 아침 하늘처럼 나도 곧 맑아지리라 믿으며 천천히 다시 달렸다.


멈추지 않는 나의 길 위에서

나는 오늘도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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