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날씨는 중간이 거의 없다
오즈성을 뒤로한 채 마츠야마로 향했다. 시작부터 비가 오는군...
길 건너에서 누군가 나에게 손을 흔든다 딱 보아도 행색이 여행자이다. 나랑은 반대 방향으로 가는 친구였다. 그에게 행운을 빌어준 뒤 나는 나의 길을 나섰다.
비바람은 그칠 생각이 없다. 다만 가는 길에는 숙소값들이 너무 비쌌기 때문에 무조건 마츠야마까지 넘어가야 했다. 저 멀리 산이 하나 보인다.
빗줄기가 거세 잠시 쉬러 들어온 도로 인근 대형마트
오믈렛 한 끼를 하고도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비가 떨어지지 않는 처마에서 오믈렛과 차를 섭취했다. 자 그럼 체력을 채웠으니 출발이다.
산으로 들어오니 빗줄기는 더욱 거세진다. 비바람이 이기는지 내가 이기는지의 승부였다.
좌측 구석에는 자그마히 멧돼지 주의 표지판이 보인다. 내 눈앞에만 나타나지 말아 다오. 난 멧돼지가 싫다. 근데 멧돼지도 나를 싫어하겠지
잉어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나도 강물이 아닌 산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너희들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산꼭대기이려나. 나는 도쿄다
더 이상 비를 맞으면 저체온증이 올 듯해서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다리에서 쉬었다.
헬멧에서는 마치 개울이 생긴 듯 물이 줄줄 흐르고 손에 낀 장갑에서는 오징어가 먹물을 뿜듯 물을 내뿜었다.
신발은 이미 제기능을 잃어버린 진창이 되었다. 우비는 유일하게 제 기능을 해주어 몸통을 보호해 주었다.
15분 정도 휴식 후 다시 출발하였다.
트럭이 옆을 지나가면 온몸에 아침이슬 같은 물방울이 달라붙는다. 그것도 비 때문에 순식간에 흘러내리지만
오즈와 마츠야마 사이의 마을에서 본 잉어
색이 저런 걸 보니 마을에서 방류해 키우는 잉어들이 아닐까
산을 더 올라가니 이곳이 일본인지 밀림인지 모르겠을 만큼 안개가 자욱하다. 자 나는 이곳을 넘어야 한다.
몸이 추위로 슬슬 따끔따끔하다.
슬슬 구름 사이를 달리기 시작했다. 건너편 차들의 라이트는 마치 홍등의 불빛같이 번져 보인다. 드디어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물이 많기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드디어 사람들이 보이는 마츠야마로 도착했다.松山 소나무가 많은 산이란 지명이다. 아이들의 노란색 우산이 퍽 귀엽다.
산에서 내려오며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게스트하우스였다
안에는 이스라엘 친구가 한 명 있었고 또 다른 자전거 타시는 일본 중년분이 한 분 계셨다. 자전거 타는 중년분은 시코쿠에서 88 순례를 하는 중이었던 분이었다. 나와는 반대편에서 오신 분이라 이것저것 조언을 받았다.
이스라엘 친구는 한국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한국행 비행기표 가격을 궁금해했었다.
동네 가게에서 가락국수를 한입 먹은 후
바로 밑 가게에 가서 홉피를 한 잔 했다. 맥아에 탄산을 섞은 듯한 맛이다.
닭 사시미와 함께 한잔 걸쳤다.
마츠야마에 오기 전까지는 꾸준한 등산코스 수준으로 고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