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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courage Jul 16. 2023

숨결이 바람 될때

독서기록

이책의 저자는 의사이자 암환자이다.  신경외과 레지던트 수련이 끝나갈 무렵 비소세포폐암 4기를 진단받은 후 사망할때까지 삶을 기록한 책이다. 

사실 투병과정에 대한 에세이나 드라마, 영화를 챙겨 보진 않는다. 대개 현실과 동떨어져 죽음을 미화하거나 너무 우울하거나 대책없이 희망만 가득한 경우가 많아 항상 실망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진정한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암환자의 곁에서 지내는 동안 내가 깨달은 중요한 사실은 그들에게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암에 걸리는 일, 특히 이미  진행되어 완치가 불가능한 암이 진단된다는 것은 매우 비극적이다. 일순 삶이 멈춘듯 하다. 하지만 결국 다시 삶은 시작된다. 

암환자가 되어도 오로지 환자로서의 삶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암환자이지만 아이의 부모이기도 하고 연로한 부모님의 자식이기도 하다. 또한 친구모임에선 빠질 수 없는 멤버이고 독서모임 회원이며 교회 집사님이다. 암에 걸렸다고 해서 이런 것들이 다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암환자로 치료 받으면서도 의사이자  남편으로, 아들이면서  친구, 동료로서의 삶를 함께 누렸다. 아버지로서의 삶 또한 포기하지 않았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근원적 두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본 용감한 사람이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고뇌,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담대함을 담담하게 풀어낸 아름다운 글이다. 마지막 챕터에는 저자의 사망 후 아내가 쓴 글이 담겨 있다. 암환자 가족의 삶과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순간의 슬픔과 아름다움, 남아있는 가족의  삶을 엿 볼 수 있다. 

그 누구보다 용감한 폴의 아름다운 책을 주저없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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