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혹은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이 책의 제목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이며 부제는 '혹은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인데 이것이 바로 책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주제로 생각된다.

카타리나 블룸은 불우한 환경에서도 성실히 살아온 영리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다. 차곡차곡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던 그녀는 카니발 파티에서 괴텐이라는 한 남자를 만나 밤을 보낸 후 인생이 완전히 변해버린다.

범죄자인 괴텐의 뒤를 밟던 경찰은 아침에 카타리나의 아파트를 급습했지만 괴텐은 사라지고 없었고 그녀와 괴텐의 연관성을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어찌된 일인지 언론에 알려졌고 악날한 추측과 왜곡으로 카탈리나는 하루 아침에 범죄자의 정부, 음란하고 부도덕한 여성이 되어있었고 그녀의 삶은 완전히 무너진다.

그녀는 언론에 의해 계속 유린 당했고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 또한 매도 당했으며 그들의 삶도 망가져버리고 만다.

결국 그녀는 기사를 쓴 기자를 총으로 쏴 살해하게 된다.

이 소설은 개인의 삶이 어떻게 무분별한 언론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이를 통해 무책임하고 자극적인 황색언론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저자는 언론의 부도덕함을 고발하고 있지만, 자극적인 기사를 원하고 소비하는 대중의 천박함,  정의에 대한 무관심, 약한 자를 더욱 짓밟는 악날함 또한 날카롭게 비난한다.

놀랍게도 1974년에 발표된 이 작품의 상황은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 뉴스가 매일 쏟아져 나오는 현실 속에서 '나는 이 기사들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이고 있는가?' 깊이 고민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