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 <공용공간의 공유를 중심으로 바라본 공유주거의 방향성>에서 서술했듯이, 주거에서 거실, 화장실과 같은 공유되는 면적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이용하지만, 항상 이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케쥴링만 잘 된다면 여러사람이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전용공간처럼 이용될 수 있다. 이런 공간들을 다른 사람과 함께 이용하는 공유주거는 기존의 부동산에는 없던 성질인 “공유성” 때문에, 수익성을 판단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부동산의 임대료의 전통적인 책정 방식은 전용평당 임대료에 전용면적을 곱해 산출이 되어왔다. 이때 자산의 전용평당 임대료는 지리적 위치, 층, 품질 등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개발 실물 등의 부동산 산업에서 사업의 현금흐름을 예상할 때 주변의 사례와 비슷한 전용평당 임대료를 참고함으로써 수익성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공유주거의 경우 전용면적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기에, 그저 주변 자산과 비슷한 평당 임대료를 통해 수익성 검토를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렇다면 공유주거의 수익성을 어떤 과정을 통해 예측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공유주거의 공간 구성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진다. 자기 자신만 이용하는 전용 공간, 다른 사람과 함께 이용하는 공유 공간, 계단, 엘리베이터, 복도 등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 보조 공간이다. 여기서 왜 전용평당 임대료를 통한 수익성 검토가 공유주거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은지 알 수 있다. 전통적인 부동산에서 전용평당을 산출하는데 쓰이는 전용면적은 임대면적에서 계단 복도와 같은 공용면적을 제외한 “자신만” “사용”하는 면적을 의미하였다. 공유주거에서는 전용면적을 산출할 때 과연 “자신만”에 초점을 나누어야 할지, 혹은 “사용”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가 불분명해진다. 만약 “자신만”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전용공간의 면적 즉 자신의 방이 임대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고,(1) “사용”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전용 공간 + 공유 공간이 임대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2) 그에 더해 후자의 경우에는 공유공간의 면적이 산출되어야 할지,(2–1) 혹은 공유공간을 세대수로 나눈 면적이 산출되어야 할지(2–2)도 분명하지 않다. 그렇기에 공유주거의 수익성을 판단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공간을 잘 정의하는 것이다.
전용평당 임대료는 공유주거에서 두단계로 나뉘어질 수 있다. 전용평당 임대료를 (세대당 임대료) X (면적당 세대)로 나누어 생각해보자.
왜 이렇게 나누어야 하는지는 글의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먼저 면적당 세대 값을 살펴보자. 면적당 세대는 어떤 요소에 영향을 받을까? 이 값은 건물의 전체 연면적에 영향을 받는다. 이 말은 즉슨 연면적 100평의 공유주거에 적용되는 면적당 세대 값과 연면적 300평의 공유주거에 적용되는 면적당 세대의 값이 다르다는 것이다. 거실을 예로 생각해보자. 거실은 필요로 하는 최소 면적이 존재한다. 사람이 앉는 공간, TV와 적정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공간과 같이 말이다. 그런 가정을 토대로 4인 가족을 위한 거실과 8인 가족을 위한 거실의 필요면적을 구해보자. 그렇다면 8인 가족을 위한 거실의 필요면적이 4인 가족을 위한 거실의 면적의 2배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4인가족을 위한 거실에 의자 하나만 두어도 5인가족의 거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공유 공간의 면적당 사용 가능한 사람 수의 비율은 전체 면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공유주거에서 면적당 세대의 값은 모든 면적에서 동일한 것이 아닌, 연면적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는 값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유주거의 수익성을 검토할 때도 이 값을 연면적이 비슷한 사례에서 참고해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대당 임대료는 어떻게 될까? 이 값은 산정 가능한 범위가 넓기 때문에 어떻게 산정하냐에 따라서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준다. 먼저 최솟값을 구해보자. 공유면적의 세대당 임대료의 최솟값은 (전용공간의 면적 + 공유 공간의 면적/세대) * 주변 지역의 단위 면적당 주거 임대료가 될 것이다.(1) 이 경우 공유주거로 건물을 운영하는 것과 일반 주거로 건물을 운영하는 것의 금액적 차이가 전혀 없다.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 했듯이 공유공간 사용시간의 차이로 인해 임차인은 공유공간을 공유공간의 면적 / 세대 보다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만약 공유공간 사용을 한명의 임차인이 모두 사용한다고 극한으로 가정하면, 임차인이 사용하는 공간은 전용공간의 면적 + 공유공간의 총 면적이 될 것이고, 세대당 임대료의 최댓값은 (전용공간의 면적 + 공유공간의 면적) * 주변 지역의 단위 면적당 주거 임대료가 될 것이다.(2) 물론 이 최댓값은 이론적 최댓값이고, 실제로는 여기에 한참 못 미치는 값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론적으로, 공유주거의 세대당 임대료는 최솟값과 최댓값의 사잇값이 될 것이고, 이 범위는 매우 넓다. 그럼 이 넓은 범위 중에 운용사, 혹은 시행사는 어떤 범위를 선택해야 할까? 여기에는 뚜렷한 정답은 없다. 이 세대당 임대료는 운용사와 시행사가 정하는 값이 아니다. 이는 소비자 즉 임차인이 허용하는 값이 된다. 같은 전용공간과 같은 공유공간을 가진 공유주거라 해도, 공간의 구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사용 면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임대료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공유주거의 세대당 임대료에 집중하는 까닭은 두가지 이유에서이다. 첫번째로 그 값에 대비해 허용 범위가 넓기 때문에 조금의 변화로도 수익률의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임대료의 최솟값이 80만원이었던 일반주거를 좋은 공간의 구성과 적절한 면적 배분으로 90만원까지 올렸다면, 세대당 임대료는 10만원 올랐을 뿐이지만, 비율로 따지게 된다면 12.5프로가 늘어난 것이다. 5만원이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도 약 6프로가 오른 것인데 평범한 상업, 오피스 건물에서 임대료를 6프로 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해보았을 때, 공유주거가 가지고 있는 수익성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두번째 이유는 기존의 평당임대료보다 더 영향력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전통적인 부동산의 임대시장은 2년 이상의 장기계약에 연 단위의 계약을 하였었다. 하지만 공유주거의 최소임대 기간은 6개월 이상 혹은 업체에 따라서는 1개월 이상인 경우도 있고, 계약도 월 단위이다. 그러니까 공유주거는 사실 부동산 계약이라기 보다는 구독 계약에 좀 더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임차인 즉 소비자는 원하는 공간에 기꺼이 그에 알맞은 가격을 지불하고 살고자 할 것이고, 구독한 공간이 자신의 기대보다 못 하다면 미련 없이 구독을 취소할 수 도 있다. 이러한 면에서 세대당 임대료가 수익성 검토에서 단지 임대료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절한 임대료의 산정은 공실률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는 전통적 계약보다 더 빠르게 결과로 나타날 것이기에 세대당 임대료 산정은 중요하다.
세대당 임대료와 면적당 세대의 값을 적절히 산정한 후에야 공유주거의 수익성은 산출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평당 임대료는 건물의 지리적 위치, 층수, 건물의 층수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공유주거의 평당 임대료는 두 단계, 즉 평당 세대와 세대당 임대료로 나뉘어질 수 있고 이 값은 이 전의 평당 임대료가 영향을 받는 요소들에 더해, 다른 요소들 즉 연면적, 공간 구성 등의 영향을 받고 변화 값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요소들을 각각 산출해 수익성을 산출하게 된다면 더 좋은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의 최적값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를 조사해야하고, 운용사, 관리 업체, 공유주거 운영 업체등 공유주거와 관련한 업체들이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