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다정을 구월의 어딘가 곳곳에 묻혀놓고 누군가의 비정에 여기저기 찔려서 울며 방황을 한다. 나도 한몫을 제대로 했던 날엔 안심의 방편으로 영화를 틀어놨고 이야기가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되어서야 비로소 구원되곤 했다. 존재하자라는 말은 꽤나 어려운 일임을 알아내며 자꾸 생겨나는 표피에 무력함을 느꼈고 동시에 경이로운 풍경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만들었다. 정말로 깨어난다는 건 절규 하나로 절경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렇게 설명할 수 없는 삶의 일편을 손가락으로 데굴데굴 굴려 댄다. 부끄럽진 않지만 펼쳐 보일 수도 없는 부분이 우리에겐 존재하지 않나. 너랑은 끝없는 지도처럼 활짝 피던 것들이 잡아주는 이가 없어 한쪽이 말리다 못해 닫혀버렸다.
난 이런 시간에 갇히고 너는 그런 페이지에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