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조구만 친구

너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야

by Edel Weiss

몽쉘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만나게 된 것은 아이를 갖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에 빠져 있을 무렵이었다.


이십 대 후반쯤?

결혼도 하지 않았고,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지만,

어떤 존재에게 무한 애정을 쏟고 싶었던 이상한 시기였다.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친구의 강아지가 낳은 더 작은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

그 전까지 내가 생각한 '개'라는 것은 주둥이가 뾰족하고 날렵한 진돗개나 시베리안 허스키 같이, 그야말로 '늑대스러운' 존재였는데, 녀석은 동그랗고 납작한 얼굴에 작은 코,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를 가졌다. 그래서 난 녀석을 평생동안 '강아지' 라고 불렀다. '개'라고 하기엔 어딘가 '개 같지 않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당연히 부모님은 안된다고 돌려보내라고 펄펄 뛰셨지만,

난 녀석을 만난 순간 단번에 알았다.

내가 애정을 쏟을 녀석은 이 녀석임을.


녀석은 가만히 있기만 해도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귀여웠기 때문이다.


뚱실한 엉덩이, 짧은 다리와 꼬리, 보송보송한 털뭉치 같은 게.

그 까만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블랙홀처럼 어딘가 모르게 끝도 없이 빠져드는 것 같았고,

빠져드는 만큼 애정은 더 샘솟았다.


녀석과 내가 강한 유대감으로 하나가 된 것은 아마도 '그 날' 이었을 거다.


이미 헤어진 남자친구가 군대에서 편지를 보내왔다.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100장의 편지였다.


이럴 거면서 왜 헤어지자고 했던 걸까.

이미 헤어졌으면서 왜 그토록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혹시라도 내게 연락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 것일까.


편지에는 그런 그의 심정들이 모두 들어가 있었고,

나는 그냥 울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바닥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내게 몽쉘이가 다가왔다.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는

혀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녀석은 그냥 짭짤한 눈물이 맛있어 보여서 그런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녀석이 나의 감정을 공감한다고 느꼈고,

그 순간 나는 녀석을 더욱더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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