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특별한 무엇이 있을까
이것 말고 더 없나?
다른 뭔가 특별한 게 더 있을 것 같은데
이게 다란다
아니 이 자체가 특별함이란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마치 비밀처럼 은밀하게
소수의 몇몇에게만 전해졌다는
전설적인 얘기들도 많던데
아무런 특별할 게 없는
이 자체가 이렇게 이미 특별하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평범한 일상이
바로 그 특별함이라고 얼버무리려나
그럴 리가 없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얻으려고 해도 얻을 수 없고
잃어버리려고 해도 잃을 수 없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처음부터 내내 존재해서
없는 줄 알고 있지만
너무나 익숙해서 알아차리기 힘들단다
맑은 물에 파문이 일기 전까지는
물의 존재를 알기 어렵듯이
투명한 유리문에 머리가 부딪치기 전까지는
없는 줄 알듯이
생사를 초월하는 얘기라고 해서
불로장생을 얘기하는 건가 싶어
귀를 기울였더니
고작 태어나지 않았으면 죽을 일도 없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네
이미 태어나버린 이 몸을 어찌하냐고
나이 들고 늙고 병들다 죽게 되었는데
잊히고 사라지는 게 두렵고
내 존재 자체가 소멸되는 게 끔찍하다고
이만큼 살아왔으니
더 젊어지는 바람도 없고
최소한 이 무서움을 벗어날 방법을 일러달라고 매달리니
생겨난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그 변화 속에 변치 않는
감각되는 모든 것의 소멸을 경험하란다
내일 태양을 뜰지 아닐지 어찌 아냐고?
당연히 내일 해가 뜨지.
그걸 질문이라고 하나?
숱한 하루들이 그저 변화임을 알지 않냐고?
그 정도는 받아들이지
봄여름가을겨울은 어떻게 아냐고
몇 년 살아보면 더웠다 추웠다 반복임을 알지
어떻게 아냐고?
지금까지 경험해 봤으니 당연 알지.
그래, 그렇게 변화를 아는 건
그 변화를 겪어봐서 안다는 건
그 변화의 순환에 벗어나 있기 때문이지.
생사도 마찬가지야.
몸살감기쯤이야 누구나 한 번 경험하지 알지.
건강하기 때문에 아픔이 있고
밤이 있기에 낮이 있고
젊음이 있기에 늙음이 있고
태어남이 있기에 죽음도 있지만
그 변화에 벗어나 있으면
그건 과정의 하나일 뿐이지
얽매일 필요가 없어.
자꾸 뭔가 더 특별함을 추구 말게
이미 특별한데도 뭔가 더 특별한 무엇이 있을 것 같은
특별함에 대한 그 환상은 환상일 뿐이라네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고
가지려 해도 가질 수 없어
이미 가지고 있는 줄 모르니 자꾸 찾아
하늘을 날고
세상 모든 걸 소유하고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한들
그 순간적 반짝임을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이 있어
덧없고 무의미해
맛있게 밥 먹고 하루 잘 지냄만 못하지
그 한 걸음에 세상 다 돌아다니고
자고 깸에 기억 없어도
여전한 이것이 특별하지
모르겠다고?
모르는 줄은 어떻게 아나?
모르는 줄 아는 것도 아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