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고 심한 말들이 무심코 떠올라
아문 상처에 딱지가 앉았건만
뒷맛이 게운치 않다
내 상처가 그의 의도가 아니었음을 알아도
왜 그랬냐고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따졌을 때
그는 기억이 없다며 오히려 억울해한다
부러 그런 말로 내게 상처 주려고 한 말이 아니며
그의 상황이 그의 일상이 그의 생각이
원래 그러해서 그렇게 말하는 게 평소여서
배려나 고민 없이 툭 내뱉은 말이었음이라
뒤끝 있는 놈 되어 참았던 울분으로 흘겨도
그는 아무 죄스러움조차 없이 미끈덩하게
뭐, 그랬다면 미안.
단조로운 답변에
그동안 열불 나던 내 속만 텅 비어
덧없이 보낸 시간과 고민이 아깝다
눈치채지 못한 내 잘못이지, 그의 말이 습관인 줄
모두 내 맘 같지 않음이지, 나와 같은 사람인 줄
모퉁이 골목길을 돌 때는 벽에 바짝 붙어 걷지 마라
가려진 시야로 피할 틈이 좁다
상대도 그러할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