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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월 Jan 04. 2024

의도치 않은 상처

꺾인 골목의 모퉁이길

무리하고 심한 말들이 무심코 떠올라

아문 상처에 딱지가 앉았건만


뒷맛이 게운치  않

 상처가 그의 의도가 아니었음 알아도


왜 그랬냐고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따졌을 때

그는 기억이 없다며 히려 억울해한다


부러 그런 말로 내게 상처 주려고 한 말이 아니며

그의 상황이 그의 일상이 그의 생각이

원래 그러해서 그렇게 말하는 게 평소여서

배려나 고민 없이 툭 내뱉은 말이었음이라


뒤끝 있는 놈 되어 참았던 울분으로 흘겨도

그는 아무 죄스러움조차 없이 미끈덩하게

뭐, 그랬다면 미안.


단조로운 답변에

그동안 열불 나던 내 속만 텅 비어

덧없이 보낸 시간과 고민아깝다


눈치채지 못한 내 잘못이지, 그의 말이 습관인 줄

모두 내 맘 같지 않음이지, 나와 같은 사람인 줄


모퉁이 골목길을 돌 때는 벽에 바짝 붙어 걷지 마라

가려진 시야로 피할 틈이 좁다

상대도 그러할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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