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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가 없습니다

지나고 나면 이미 벗어난

by 노월

알 수 없는 때가 좋습니다

젊어서는 젊음을 알지 못하고

행복한 동안에는 행복인 줄 모르고

자유로운 때는 자유인줄 모르는

때가 좋습니다


아프면 건강한 때가 좋았고

늙어 젊음이 좋았다고

잃고 나서 소중함을 알게 되고

지나고 나서야 그 가치를 평가합니다

늦게 늦게 알게 되나 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이미 충분한데도 알 수가 없습니다

더 나은 뭔가를 찾아 헤매다

함께한 가지고 있는 것들 다 놓치고

허망하게 홀린 듯 돌아옵니다


별일 없는 지금이

잘 알지 못하는 현재가

여기서 누릴 수 있는 순간이요

알 수 없는 상태라

더 소중합니다


그 속에 있으면 알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알 수 없음을 알 수 없다고 아는 때는

알 수 없는 그 상황을 벗어나

아는지 모르는지 생각해 다시 살피려 말고

이대로 알지 못하는 이대로가

온전히 한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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