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뚝절뚝 불안한 걸음걸이
O다리의 무릎 관절염
아팠던 세월이 얼마인데
요새 쫌 아프다며 슬쩍 떠본다
어디서 그런 뻥을 치냐고 소리치려다
연민의 감정으로 거둔다
그토록 관리하라고 부탁했건만
온갖 진통제로 버티다
이젠 그마저 효과 없어
더 이상은 안 나아서 온 걸 뻔히 알아도
그나마 온 게 어디냐 싶어
많이 아팠구나 싶어
진찰하고 치료한다
몇 개월 찌르고 문지르고 보약 지어
이젠 제법 걸음걸이 가볍다
좀 어떠셔?
똑같다.
이런 젠장, 분명 호전됐구먼
처음과 비교로 증거 내밀어 확인시키니,
좀 낫긴 한가? 몰라. 그래도 아직 아픈데
하, 정나미 뚝.
이 얘기 듣던 형님
네 성격도 뭐 그리 살뜰하진
그래도 내 마음이야 그런가요 해도
부모 또한 인간인지라
그 밑의 너 역시 그럴 뿐이라며
그 소리에 욱해지는 나를 보니 맞는 듯
인정 못할 표정
다른 동료는 더 했다
대기실 옆 환자들에 그의 어머니
몇 달을 여기서 치료해도 하나도 낫질 않는다고
누가 들으면 따지러 온 줄
광고해도 시원찮을 판에 험담으로 내까리는
그런 모친을 둔 친구
아들 역할만 잔뜩 맡기고
깔고 앉은 아파트는 요놈 줄까 저놈 줄까
누가 들으면 재벌인 줄
아무리 잘해본들 그건 당연지사로 여기고
벌써 다른 자식 담보 대출로 저당
입원 대비책이라 그리 일렀건만
열 손가락 안 아픈?
열개 모두 크기 굵기 다름은 어쩔
어찌 남보다 못한 인연의 끈
업보인 줄 알지만
홀로서기조차 잡아 끄는
세상사 번뇌 밑에
인정받고 칭찬받으려는 내 욕심이
먼저 들었구나
솔직하게 바라보면
모두 외롭고 불쌍한 그림자들
그래야 웃는다 다들 그렇지 뭐!
원래 그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