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언덕에 올라 바라본 태양이 물경 너무 대단하고
오래전 생멸한 동식물은 물론 지금의 생명체까지
오로지 저 태양의 힘으로 광합성을 하고 있다니
저 빛이 내 몸에 닿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지고
내가 먹는 음식과 살아가는 모든 게
태양 없인 아예 불가능이란 경외감이
더구나 그 햇살이 모두에게 무한 베풂이
하다못해 길가 돌멩이에도 차별 없이 똑같다
그 평등은 비행기 랜딩 중에 하늘에서 본 대지처럼
그렇게 높은 빌딩도 단층 건물 옆의 단층이요
거대한 산맥도 평지의 풀밭이니
높낮이나 우열은 겨우 땅 위의 가치일 뿐
햇볕은 나랑 무관한 게 아니라 절대적이니
익숙한 공기의 가치만 모른 게 아니었네
그 속에 지구도 있고 달도 있으니
난 또 내가 잘나서 멀쩡한 줄 알았네
가로등 불빛 쫓아 그렇게 모여드는 나방들 중
눈부신 저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놈 하나 없네
밤의 어둠 속에서 옅은 불빛 정도만 탐하나
애당초 밝은 거 좋아한단 말을 말지
캄캄할수록 조그만 불빛이라도 더 빛나듯
그 작은 희망 애착에 동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옆에서 듣던 마누라 불나방 탓 말란다
우주니 평등이니 말뿐인 현학적 나방보다 현실적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