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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월 Sep 03. 2022

선착순

누굴 위한 줄 세우기인가

운동장에 집합!

오늘도 우리 반은 기합이다

반환점을 돌아 선착순 열명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선착순이다

덩치 좋고 키 큰 애들은 당연 열명 안에 들어

첫 한 바퀴에서 끝낸다 


도착 순서대로 열명을 자르고

나머지는 다시 반환점을 향해  달린다

한 번은 할만해도

두 번째는 땀도 나고 지친다

그래서 두 번째 선착순에서라도 열명 안에 들길 바란다

문제는 일감치 안정권 친구가 아니라

9등, 10등, 11등 정도의 경계선상의 경쟁자들

그 별 의미 없는 등수를 위해

이 악물고 달린다

도착쯤에 서로 어깨를 잡 뿌리치고 난 같은 반 친구들끼리

열 번째 들어오다 덜미 잡혀 밀린 친구

덜미 잡아 열 번째로 들어간 친구

한쪽은 억울하고 한편 미안해한

그렇게 두 번째 열명이 가려진다


한두 번은 할 만해도 세 번째는 힘들다

체력의 한계가 느껴지고 숨이 가쁘고 어지럽다

누구는 체력 한계로 구토를 하기도 하고

도중 포기하고 아예 걷는 친구들도 있다.


학생들 체력향상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신력을 함양킨다는 목적으로 한다지만

줄 세우기를 통해 위력 과시와 충성도 측정처럼 보인다

생존 경쟁을 통한 상호 견제 잔인함은

우정을 쌓고 이해와 협동으로 나아감이 아닌

전혀 자발적이지 않음과 각자도생을 위한 헐뜯음이다

아직 사회 진출도 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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