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 덕에 살고 있는 며느리의 작은 마음, 사랑의 '시' #시집 시
OO아
반가움이 깃든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제도 오늘도
한결같이
아기를 부르듯
걱정하지 마
우리 아기인데 뭐가 미안하니
괜찮아
그럼
발이 묶여 애타는 나를 위로한다
망설임 없이
당연하듯
엉키고 설킨 마음을 만져주기에
아낌없이
거침없이
기꺼이
당신의 새벽을 오후를 저녁을 내어주기에
OO아
서울 한복판 지워지지 않고 서 있구나
다정함이 우리를 구원하는구나
울산에 살던 시어머니가 우리 집 앞동으로 이사를 했다. 리모델링을 하고도 집을 비워두시더니 아이가 딱 100일이 되는 날 울산집의 짐을 다 버리고 올라오셨다. 처음 손주를 안아보며 이렇게 작고 귀엽냐고 어쩔 줄 몰라하시던 그녀. 백일을 어떻게 참으셨는지. 귀하고 간절한 손주를 얼른 안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며느리를 위했던 그녀의 사랑을 안다.
나와 신랑, 아기를 위해 30여 년의 터전을 떠나 타지에 올라와 계시면서 싫은 소리 일절 안 하시고, 우리가 불편할까 봐 먼저 선뜻 연락하지 않으시며, 우리를 위해 희생이라 하지 않고 늘 본인이 좋다고 하시면서 마음 편히 해주시는 고마운 부모님이다.
그녀는 가족을 위해 기꺼이 본인의 시간과 품을 아끼지 않는다. 늘 깔끔하고 정갈한 어머니는 우리의 출근을 위해 매일 아침 방금 자다 깨 부스스한 모습으로도 급히 달려오시며 아이의 등원을 책임져주신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나는 일 할 때 누가 살림만 대신해줬어도 참 좋겠다 했어~" 하시며 거의 매일 저녁을 차려주시고, 며느리 손에 물 묻히면 안 된다며 시아버지가 매 끼니마다 나서서 설거지를 하신다.(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라며) 주말에도 내가 쉴 수 있게 아기를 돌봐 주시기도 하고, 밤에 우리 부부가 바람을 쐬거나 데이트할 수 있게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꾸벅꾸벅 조시면서 잠든 아기 옆을 지켜주시기도 한다.
나는 그런 시부모님의 사랑으로 왕복 4시간 거리의 고된 출퇴근을 버틸 수 있었다. 긴 거리만큼 아이를 지키지 못하는 애타는 마음을 메꿀 수 있었다. 네 개의 울타리가 든든한 고목이 되어 우리 가족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지켜주고 있었다.
시부모님의 다정함 덕에 살고 있는 며느리의 작은 마음. 사랑의 '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