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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우니 May 25. 2024

생명 그리고 진화

데이터 관점에서 보는 생명과 진화

將欲取天下而爲之(장욕취천하이위지) : 천하를 취하고자 한다고 하지만 

吾見其不得已(오견기불득이) : 내가 보건대 반드시 얻지 못한다. 

天下神器(천하신기) : 천하는 신비한 그릇이니 

不可爲也(불가위야) : 도저히 취할 수가 없다 

爲者敗之(위자패지) : 취하고자 하면 실패하고 

執者失之(집자실지) : 잡고자 하면 잃는다. 

故物或行或隨(고물혹행혹수) : 사물이란 것은 혹 앞서기도 하고 혹 뒤에서 따르기도 하고 

或歔或吹(혹허혹취) : 숨을 천천히 쉬기도 하고 빨리 쉬기도 한다. 

或强或羸(혹강혹리) : 강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약한 것도 있고 

或挫或隳(혹좌혹휴) : 꺾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떨어지는 것도 있다 

是以聖人(시이성인) : 따라서 성인은 

去甚去奢去泰(거심거사거태) : 심함을 버리고 사치함을 버리고 교만함을 버린다. (제29장)


  무명이 유명을 낳는다. 따라서 인간이 이 세계를 인식할 때는 무엇보다 무명이 중요하다. AI산업에서는 데이터 확보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될 정도다. 데이터는 有物混成이라는 말처럼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다. 인간의 뇌가 세상을 인식할 때는 상당히 가공된 데이터를 학습하고 하찮은 선충이라 할지라도 몇 개 안되는 신경세포를 갖고 나름 데이터를 학습한다. 그러나 선충이 학습하는 데이터는 인간이 학습하는 데이터와는 달리 가공된 데이터는 아니다. 라벨이 없는 데이터를 학습하는 일종의 비지도학습을 한다.

  생명이 이 지구상에 나타난 때가 지금으로부터 40억 년 전으로 지구가 생겨나고 5억 년 후에 탄생한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으나 그 발생기원은 접어두고 생명탄생의 시기는 지구가 생겨나고 얼마 안 있어 바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니 상당히 빠르다고 할 수 있다. 45억 년 전에 지구가 생기고 5억 년이 지난 40억 년 전에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생명탄생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주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천체를 찾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생명이 탄생하고 인류와 같은 고등생물로 진화하는 데는 40억 년이 걸린다. 탄생하는 데는 5억 년이면 충분했지만 인간으로 진화하는 데는 이의 8배에 해당하는 그야말로 억겁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이다. 생명탄생 그 자체보다 진화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 셈이다.

  생명의 탄생을 유전자의 탄생으로 바꿔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지구상의 최초유전자는 40억 년 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현재 수십수백 억에 이르는 생물 개체는 최초 유전자의 자손이 아니고 그 자체이다. 최초유전자에게 지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복제 능력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완전히 똑같은 유전자를 복제해서는 적자생존이라는 진화가 일어날 수 없으므로 변이 된 유전자를 복제하도록 허점을 만들어 놓는다. 이 유전자는 전방위적이고 무작위로 살짝 변이 된 유전자를 자연계에 던져 봐서 조금이라도 경쟁우위에 있는 유전자가 살아남도록 코드가 짜여 있다. 유전자가 인간의 뇌를 만들기까지 40억 년이 걸린 까닭이 무수히 많은 산더미 같은 데이터를 다 더듬어보는 지난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진화는 유전자의 노가다의 산물이다.

  그러나 유전자와 달리 뇌는 인지능력이 있다. 특히 인간의 뇌는 언어라는 도구를 제공해 주기도 하고 반대로 언어를 통해 우리 뇌는 세상을 인지하기도 한다. 40억 년이라는 세월을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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