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마음이 소중해』마멘 두크(글) 라울 니에토 구리디(그림)
5년 전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요가강사가 되었다. 회사를 그만둔 것은 적극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이제는 놓아야지, 하고 줄을 놓은 것이 아니라, 손에 너무 힘이 없어서 놓치듯 그렇게 스르르 줄을 놓아버렸다.
그리고 바로 요가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꼭 강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에서라기보다는 워낙 요가를 좋아했기에 철학적으로, 해부학적으로, 한 번쯤은 죽기 전에 깊이 공부해보고 싶었다. 과정이 끝날 때쯤, 꾸준히 다니던 요가원의 원장님께서 새벽 수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주셨고,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수업이 점점 늘었고, 요가강사로서의 삶이 여태껏 이어지고 있다.
요가인으로 지내면서 흔들렸던 순간이 수없이 많지만 지금까지의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값진 것을 배웠다. 생각과 감정을 멀리서 지켜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예전에는 어떤 감정에 빠져 있기만 했으나 지금은 그 감정과 나 사이에 공간을 만드는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본질은 사랑이고 모두가 다 소중한 존재라는 것도 배웠다. 우리는 사랑할 때 기분이 좋고 우리의 존재를 가장 진실하게 느낀다. (타라 브랙, 받아들임 376)
요가와 명상의 이런 본질적인 내용과 연결되는 그림책을, 나는 만나고야 말았다. 마멘 두크가 쓰고, 라울 니에토 구리디가 그린 『나는 내 마음이 소중해』.
익을수록 점점 흐물흐물해지는 스파게티 면처럼 몸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명상을 한다. 기분 나빴던 일을 가방이나 겉옷으로 만들어서 걱정 나무에 걸어둔다. 날갯짓하는 나비처럼 차분하고 느리게 호흡한다. ‘분노’라는 감정을 담은 빨간색 구름, ‘우울’이라는 감정을 담은 파란색 구름,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담은 검정색 구름은 모두 흘러가게 마련이다. 대신 ‘평온’이라는 감정이 담긴 초록 안개가 부드럽게 몸을 뒤덮고, ‘기쁨’이 담겨 있는 노란 햇빛이 따스하게 얼굴을 비춘다. 어느 여름날에는 해변에 누워 피부에 닿는 모래를 느끼고, 파도 소리를 듣고, 햇빛을 쬐고 부드러운 바람과 만난다. 다섯 개의 꼭지점으로 이루어진 별처럼 양다리와 양팔을 활짝 편 채로 누워 반짝이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본다.
요가와 명상을 통한 마음챙김이 아름다운 언어와 그림으로 이미지화되어 있는 작품을 읽으며, 나는 요가와 명상을 통해 배운 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삶의 의도를 다시 한번 되뇌었다. 이 모든 것들을 지켜보는 깊은 의식으로 돌아와, 내 안의 사랑을 기억해내고 그 중심 안에 머물겠다는 의도를. 나는 다른 모두와 마찬가지로 신성이고 사랑이다.
“나와 다른 별들은 광활한 우주를 이루는 빛나는 존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 (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