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해야 할 가장 위대한 첫걸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산림」과 「이 런 날」

by 데미안에너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쉰세 번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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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별을 찾는 마음으로


1936년과 1937년 초반까지 시인은 송몽규의 부재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내적 갈등이 가장 컸을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윤동주 시인의 마음속에 ‘별’과 같은 존재는 누구였을까?

보통 숲을 말할 때는 긍정적이고 좋은 의미로 사용한다. 그런데 3연에서 ‘산림의 검은 파동과 어둠은 어린 가슴을 짓밟’는다고 했다. 어쩌면 숲이 아니라 숲을 움직이는 바람이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4연에서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솨— 공포에 떨게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답답한 마음은 하늘을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고 ‘나무 틈으로 반짝이는 별만’ 바라보고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멀리 있는 별을 그것도 나무 틈으로 봐야 겨우 보이는 그런 상황이라니! 나무 틈으로 반짝이는 별을 찾아서 보는 시인의 마음이라니!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을까? ‘새날의 희망으로 나를 이끄’는 시인의 마음을 본다. 19세의 청년이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자신을 ‘희망으로 이끄’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19세에!

세상에 던져진 우리는 어떤 태도로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바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왜 인간으로 여기에 태어났는지 과거와 미래에 붙잡히지 않는다. 그 답은 찾기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일하게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밖에 없다. ‘바로 지금’에 집중하면 어느새 답은 자신 곁에 서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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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쉰네 번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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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가 흔들리는 날, 진짜 나를 만나다


송몽규는 1935년 11월경에 남경을 떠나 산동의 제남에서 독립운동단체에 가담하였다. 1936년 4월 10일에 일본 영사관 경찰에게 체포되어 본적지인 함경북도 웅기경찰서로 압송되었다가, 9월 14일에 거주 제한의 조건으로 석방되었다.
―출처 : 『윤동주 평전』(송우혜지음, 서정시학)

시에서 ‘잃어버린 완고하던 형’이 바로 송몽규다. 송몽규가 없는 학교에 홀로 간 ‘이런 날’에 시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우리는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시인은 ‘오색기와 태양기’가 동시에 있는 학교, ‘모순’된 현실을 고민할 수 없도록 ‘머리를 단순하게’ 만들었던 당시의 교육을 ‘이런 날’에 사색하며 시를 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떤 ‘모순’ 속에서 ‘머리를 단순하게’ 만들며 자신을 속이고 살아가는가! ‘생각의 좌표’(홍세화 지음)를 정확하게 알아차리고 움직이는 것일까? 아니면 무의식에서 누군가의 조종으로 살고 있는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경쟁 시대가 우리들의 진짜 좌표를 흔들어 놓았다. 진짜 좌표를 볼 수 없도록 방해할 때가 바로 알아차려야 할 때이다.

바로 지금이,

나만의 생각의 좌표를 흔드는 지금이,

진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때라는 것을!

왜냐하면 우리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려고 하면 내면에서 그동안 우리를 지배했던 잘못된 좌표들이 심하게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이제 때가 되었다는 의미다. 바로 자신이 진짜 자아를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는 신호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길을 건너기만 하면 된다. 초록색 불이 켜졌다.

진짜 자기를 발견할 수 있는 날!

인간이 해야 할 가장 위대한 첫걸음이 있는 날!

알에서 깨어나 세계를 맞이하는 날!

이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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