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남쪽 하늘」과 「창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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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제비처럼 날고 싶었던 모양이다. 언덕을 오르고 산을 올라도 시인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없으니 이제는 날아가고 싶은 마음!
하지만 ‘어린 영은 쪽나래’ 뿐이니 날 수가 없다. 그리운 마음만 날아 ‘남쪽 하늘에 떠 돌뿐’이란다. 영혼만 떠돈다니! 평양에서 ‘쪽나래’만 남은 시인은 아직은 어머니를 그리워할 고등학생 나이였다. 시인은 날개 잃은 작은 새가 되어 그리운 어머니한테 날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2008년 엄마를 잃고 쪽나래가 되었다. 그런데 엄마는 오히려 나한테 강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아주었다. 온전히 나를 마주할 수 있도록, 내가 갇힌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선물을 주고 가셨던 것이다. 엄마를 잃은 상실이 진정한 나를 온전히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인생을 역설이라고 아직까지 믿고 있다. 움직이는 게 더디고 느린 내가 앎과 삶 사이에서 실천이라는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
내 마음의 남쪽은?
온전히 나와 합일되는 시간, 우주와 하나 되는 시간이라고 믿는다.
여러분 마음의 남쪽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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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창공(蒼空)이 ‘둥근 달과 기러기를 불러왔다.’고 했다. ‘창공이 한 폭으로 가지 위에 퍼지는’ 시간은 황혼 무렵일 것이다. 창공이 불러온 것을 보면 말이다. 어찌 보면 창공은 둥근 달을 내내 품고 있다가 ‘열정’같은 해가 지고 나서야 꺼내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다른 시에서 하늘을 ‘텐트’라고 했고 이 시에서는 ‘천막’이라고 했다. 시인에게 하늘은 왜 그렇게 보였을까? 들을 수 없는 궁금함을 간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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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도 없이 맑고 높고 푸른 하늘을 본 적이 언제인가?
나는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편이다. 버스나 지하철, 집에서도 하늘을 본다. 몇 가지 감탄사를 내뱉거나 습관적인 단어들로 마무리 짓는 표현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하늘을 본다. 특히 밤하늘을 보면서 가끔 생각한다. 도시의 불빛이 없는 곳에서 밤하늘을 보고 싶다고! 밤하늘의 별을 온전히 볼 수 없는 공간에서 나는 살고 있다. 시인은 ‘조락의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빛이 과잉된 세상에서 인공 눈물을 눈에 넣는다.
내 눈에 창공(蒼空)을 가득 담아 높이 날아오르고 싶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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