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코드』 연재, 세 번째 도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 유명우 옮김

by 데미안에너지

전율을 맛보다!


작가에게 농락당하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소름의 연속이었지만 이 작품은 마지막에 전율이 올 정도였다. 25장에 가서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만 그럴 수도 있다. 워낙 책을 읽을 때 빠져서 읽는 유형이라.

소설을 읽을 때 복선들을 잘 따라가면서 결말을 예측하는 능력이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런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연달아 실패하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작가에게 계속 농락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쩔 수 없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 작품을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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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감탄하다


첫 번째 읽었을 때는 전율을 느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두 번째 읽었을 때였다. 범인과 반전을 모두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읽었을 때 작가가 심어 놓은 복선과 독자에게 흘려놓은 진실의 흔적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는 또 다른 전율을 경험하게 된다. 더 강력한!


우리가 일상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을 잘 알고 있다고 여기거나 어떤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그런가?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진실을 보는 법’을 알려준다. 내가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을 한 번만 읽고 책장에 넣지는 않는다. 반드시 두 번씩 읽게 만든다. 작가의 작품을 여러 번 읽으면서 진실을 찾게 되는 것이다.

올바른 진실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가장 소중한 지혜라고 믿는다. 그 점에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진실을 알아차리는 훈련법을 알려준다.


1926년에 출간된 작품이기 때문에 유럽의 문화를 알고 있어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시 용어들이 나오기 때문에 배경지식을 알고 있다면 추리하는 즐거움이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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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믿을 것인가


진실처럼 보였지만 진실은 볼 수도 없었다. 보는 것과 인식하는 것은 얼마나 다른가. 특히 인간의 시각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착시 예술도 있지 않은가. 사실 착시는 ‘보이는 대로 인식하지만 그것이 사실과 다른 상태’라고 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서술자의 말투로 독자(나)에게 착시를 일으켰다.

착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다르게 존재하는 것을 잘못 믿는 상태’라고 한다. 독자(내)가 아예 의심을 접고, 믿고 싶은 방향으로 해석하며 글을 읽었다. 작가의 덫에 그대로 걸린 셈이다. 그러니 어떻게 범인을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작품의 구조가 나를 속였다’는 착시와 ‘나는 나 자신을 속였다’는 착각이 이중 구조를 만들고 있어서 작가와의 싸움에서 질 수밖에 없다.(작가를 이길 생각은 없지만 범인을 찾고 싶었다.)


이 작품은 이야기의 구조보다는 나 같은 독자의 욕망(범인을 찾고 싶어 하는)을 이용한 작가의 심리 트릭에 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율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1926년도에 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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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물 요약(해문출판사)

캐롤라인 세퍼드 : 궁금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알아내고야 마는 호기심이 많은 노처녀. 포와로에게 접근하려고 애쓴다.
제임스 세퍼드 의사 : 마을 사람들에게 신임을 받고 있는 과묵한 성격의 의사. 포와로와 함께 수사에 참여하면서 이 글을 써 나간다.
랠프 페이튼 : 로저 애크로이드의 의붓아들로서, 뛰어나게 잘 생겼지만 당돌하고 생활이 방탕한 청년.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애크로이드에게 손을 내민다.
러셀 : 애크로이드 집안 일을 맡아서 처리하는 냉담한 성격의 가정부. 독약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세실 애크로이드 : 로저의 미망인으로서, 형편에 어울리지 않게 겉치레를 좋아한다. 로저가 돈에 몹시 인색하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플로라 애크로이드 : 랠프의 약혼녀로서, 아름답고 매력적인 처녀. 랠프가 곤경에 처하게 되자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를 방어해준다.
에르귤 포와로 : 벨기에 출신의 명탐정. 은퇴 후 마을에 거주하다 사건 해결에 나서게 된다. (참고로 에르큘 포와로는 일본어 단어를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내가 읽은 책도 에르큘 포와로로 번역되어 있지만, 에르퀼 푸아로Hercule Poirot(프랑스어 원어)가 맞는 표현이라고 한다.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에르퀼 푸아로가 맞다.)
파커 : 무표정하고 신경이 예민한 집사. 필요 이상으로 애크로이드에게 신경을 쓴다.
제프리 레이먼드 : 유능하고 쾌활한 성격의 비서로서, 애크로이드 가족과 친밀하고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블런트 소령 : 사냥을 좋아하고 무뚝뚝한 남자. 총만 가지고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하며 플로라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슐러 번 : 자기가 맡은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애쓰는, 키가 크고 조심성이 많은 하녀. 웬지 과거의 일을 숨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찰스 켄트 : 사건이 일어난 날 밤에 펀리 파크를 방문한 키가 크고 인상이 험악한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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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을 위한 마중물!


사유 1 : 이야기란 무엇인가

사유 2 : 우리는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믿는다.(감정과 인식의 차이)

사유 3 : 작가와 독자의 심리 게임(착시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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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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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연재 – 영화 《더 웨일》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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