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집』 |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 정성희 옮김
『비뚤어진 집』리뷰 내용 6컷으로 미리보기!
책 ‘서두에’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책은 내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이 작품이 내 걸작 중 하나라는 생각을 확고히 하고 있다.”
라고 썼다. 그럴만하다. 1949년에 이런 작품을 완성하다니!
작품을 읽을 때마다 놀라움과 서스펜스를 주는 작가가 바로 애거서 크리스티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어떤 논리를 펼치든 소름 돋는 결말을 맞게 된다.
이 작품도 단숨에 읽었다.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곰곰이 생각한다면 범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설사 범인을 예측한 상태로 읽는다고 해도 무서운 작품이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활동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질문들을 남기는 작품이다.
또한 작품 속 가족들의 모습이 현대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이 생각났다. 아마도 영화가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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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제목의 의미를 중심으로 사유의 흐름을 잡아 보았다. 스포일러는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작성했다. 제목의 의미는 세 가지로 나누어서 상징을 생각해 보았다.
“비스듬한 기둥에 목재 골조, 그리고 박공벽—마치 밤에 자란 버섯같이 비뚤어진 집이었다!”
“영국인의 집 모양으로 지으려 하긴 했으되, 크기는 하나의 성 같았다.”
집의 외형을 설명하는 문장들이다. 작품에서 ‘비뚤어진’이라는 표현은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때는 집의 외형보다는 인물들의 내면을 설명할 때 사용한다.
‘세 채의 분리형 주택’이지만 모든 문이 열려 있어서 강도가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구조였고, ‘집안은 최고품으로 설비되어 있어 마치 호화 호텔 같은 집’이라고 묘사한다.
그런데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집을 떠나고 싶어 한다.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는 이야기뿐이다.
물이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듯, 집이라는 공간도 중요하다. 실제로 비뚤어지게 지어진 집에서 살게 된 인물들은 비뚤어진 인성을 갖게 되었다. 물론 어디에나 예외는 존재하지만 제목은 작가가 의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비뚤어진 집에서 몸과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들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제목이다.
현대사회는 네모난 형태에 갇혀 시멘트 속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메마르고 뾰족한 상태가 되어가고 있을까. 자연과 곡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철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 같다.
왜 우주의 모든 형태가 둥그런지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까지 발견한 우주의 비밀 가운데 네모 형태는 보지 못했다. 우주는 모두 곡선이다. 네모는 인간이 만든 형태고. 앞으로 독특한 우주의 비밀이 더 펼쳐지겠지만 직선적 사고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한다.
가족 구성원의 인간성은 모든 인간의 내면과 맞닿아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 탐욕, 질투, 이기심, 위선으로 얼룩져 있다. 도덕성이 비뚤어졌다고 해도 강한 힘을 가진 자가 통제를 한다면 얼마간은 유지될 수 있다. 그 사람이 바로 소피아의 할아버지 애리스티드 레오니데스였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가족의 심리를 지탱하던 틀이 무너지면서 비뚤어진 집에서 기이한 집으로 추락하고 만다.
비뚤어진 집에 살고 있는 가족은 모두 집안의 갈등과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회피했다. 모든 것은 할아버지가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은 애리스티드 레오니데스가 가족을 자기한테만 의존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통제해 왔기 때문이다.
워낙 부자이다 보니 가족 구성원들은 스스로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해 본 적이 없다. 그 점에서는 소피아만 예외였다. 경제활동을 핑계로 그 집에서 떠나 있었기 때문에 소피아는 비뚤어진 집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비뚤어진 집으로 돌아오면서 자신도 같이 비뚤어져 가는 현실을 인식한다.
결국 비뚤어진 집은 정서와 윤리, 도덕이 무너진 무서움을 형상화한다. 내면이 왜곡되고 도덕이 사라진 형태의 집안,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훈육이 없는 집안이 되었다. 자기 가족한테만 너그러운, 이기적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지나친 형태다. 내면과 외면의 불일치가 비뚤어진 인간성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특히 범인의 정체가 순수악 자체였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다. 악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고 일상에 은폐되어 있다는 작가의 경고이기도 하다.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설정으로 악의 얼굴을 공포스럽게 만들어 나간다. 작품에서 악은 순수하고 평범하고 조용하며 아주 가까이 존재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잘 살펴야 한다.
현대사회의 왜곡되고 비뚤어진 인간의 심리를 통찰력 있게 펼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몰입도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녀는 뛰어난 심리학자의 능력을 넘어선 통찰을 글에 담는다. 그래서 추리소설이나 만화, 웹툰 등을 얕보지 않았으면 한다.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적극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대다. 전통적인 가족의 붕괴는 이미 빠르게 진행되었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위선, 방임, 조종 등이 얼마나 많은가. 사랑이라는 이름에 숨어 얼마나 많은 폭력을 실행하는가.
가족이란 보호와 사랑의 공간이어야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진실을 외면하고 범죄를 감추며 겉만 호화로운 상태의 집을 묘사한다. 내적으로 파괴된 공동체가 어떻게 가족이란 말인가.
비뚤어진 집은 부패와 부조리, 통제와 감금의 공간으로, 비뚤어진 가족을 담고 있는 그릇인 셈이다. 가족 보호라는 무서울 정도의 폭력성이 끔찍한 범죄를 낳았다. 가족 이기주의라는 말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 수준의 핏줄 공동체, 유전 공동체다.
현대사회는 핏줄을 넘어선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핏줄과 유전 사이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얼마나 많은지 살펴봐야 한다. 오래전부터 가장 예의를 지켜야 하는 관계가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상식이 무너진 상태의 공동체가 되기 때문이다.
맹목성은 범죄와 맞닿아 있다. 핏줄과 종교, 팬덤 형태가 특히 맹목적이다. 가족 이기주의는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구멍이다. 반면 도덕과 윤리는 상식과 맞닿아 있다. 그러니 가족 간에 예의를 지키고 존중이 밑바닥을 안전하게 받치고 있어야 사랑과 이해의 가족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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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집이란 결국 인간의 내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악의 상징을 의미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내부는 무너져 내리는 인간 공동체의 허상을 해부하고 있다.
물론 당시 영국인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차별적이고 오만한 제국주의적 태도가 보이기 때문에 불편하기는 하다. 그 점은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고전 작품들은 항상 작가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들과 묘사를 통해 사적인 역사를 배울 수가 있어서 성장의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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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경시청 부총감 : 찰스의 아버지.
찰스 헤이워드 : (35세) 1인칭 화자로 서술자이다. 비공식 탐정 역할을 한다. 외교관으로 일하며 전쟁 후 복귀했다. 소피 레오니데스와 약혼한 사이다. 그녀의 가족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소피아 레오니데스 : 애리스티드의 손녀이자 찰스와 약혼한 사이다. 지적이고 독립적이며 침착한 성격이다.
애리스티드 레오니데스 : 레오니데스 가문의 대부이자 사업가, 백만장자이다. 첫 부인과 사별 후, 자신보다 53세나 어린 브렌다와 재혼한다. 지적이고 관대한 외면 뒤에는 가족 전체를 통제하는 권위적인 모습을 감추고 있다.
브렌다 레오니데스 : 애리스티드의 두 번째 부인으로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다. 유산과 지위 때문에 의심의 중심에 서게 된다. 로렌스 브라운과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 받는다. 레오니데스 집안 사람들이 싫다고 말한다.
로렌스 브라운 : 레오니데스 가문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이다. 겁이 많고 예민하며 현실감이 부족한 사람이다. 브렌다와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받으며 범인으로 몰린다.
아글다 레오니데스 : 애리스티드의 며느리이자 소피아의 어머니다. 전직 배우로, 과장되고 극적인 표현을 즐긴다. 감정 표현이 풍부하지만 공허함도 있다. 사건을 극적 장면으로 소비하는 인물이다.
필립 레오니데스 : 애리스티드의 아들이자 소피아의 아버지다. 실패한 학자이며 존재감 없는 가장이다. 집 안에서는 거의 침묵하고 자기 서재에 틀어박혀 지낸다. 도피적이고 무력한 인물이다.
로저 레오니데스 : 애리스티드의 장남. 아버지 밑에서 회사 경영을 했으나 사업 수완이 없고 책임감이 약하다. 식당 체인점 회사가 파산 직전 상태이다. 금전 문제에 시달리고 있어서 유산 문제와 관련해 가장 분명한 경제적 동기를 가진 인물이다.
클레멘시 레오니데스 : 로저의 아내로 냉철하고 실용적인 성격이다. 자신의 가난한 출신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다. 진지하고 조용하며 감정보다 이성을 추구한다.
유스터스 레오니데스 : 필립과 마글다의 아들이자 소피아의 동생으로 16세다.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를 절룩거린다.
조세핀 레오니데스 : 필립과 마글다의 딸이자 소피아의 막내 동생으로 12세다. 외모가 애리스티드 할아버지를 꼭 빼어 닮았다. 항상 어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공책에 모든 걸 기록한다. 탐정소설을 좋아하고 탐정이 되고 싶어한다.
에디스 드 하빌랜드 : 애리스티드의 첫 번째 부인의 누이. 브렌다를 싫어하고 조세핀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다.
게이츠킬 : 변호사. 애리스티드의 유언장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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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1 : 진정한 가족의 의미란?(가족이기주의, 가족이기 때문에 숨기거나 묻어 두는 것 등)
사유 2 :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 가족을 보호하는 것인가?
사유 3 : 악은 특별하지 않다. 악의 평범성을 다시 꺼내 논의해야 한다.
사유 4 : 악은 개인적 본성과 환경적 영향 어느 쪽에 무게가 더 큰가?
사유 5 : 에디스 드 하빌랜드의 선택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하는가?
사유 6 : 우리는 누구나 일정 정도 비뚤어져 있다.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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