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바로 기적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사랑의 전당」과 「이적」

by 데미안에너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서른세 번째 시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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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음


윤동주 시인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연인이 없다. 생애를 봐도 그렇다. 연애를 꿈꾸기엔 세상이 암담해서였을까? 하지만 속으로 마음에 둔 사람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야말로 이상형?

이번 시에서도 화자는 익명의 ‘순이’를 ‘벙어리’처럼 사랑한다. 자신만 ‘영원한 사랑을 안은 채 사라지’는 사랑이다. 그렇게 상대를 지켜주고 싶은 사랑을 한다. 그렇게 ‘순이’를 보내놓고 자신은 ‘험준한 산맥’을 짊어진다. ‘순이’에게는 ‘삼림 속의 아늑한 호수’를 보여준다.

시인은 ‘사랑의 전당’에 자연을 담았고 상대에게는 아늑함을 주었다. 어쩌면 ‘사랑의 전당’은 추억일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추억을 주고 싶은 시인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별과 자연을 노래한 시인이지 않은가!

이 시를 일제강점기로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지나간 ‘전당’은 어떤 사랑의 모습인가? 시인의 사랑이, 아늑한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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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서른네 번째 시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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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

‘이적(異蹟)’-①(종교)신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불가사의한 일 ②기이한 행적

시인은 자연적 현상과 자신이 호숫가를 걷는 행위를 일치시키고 있으며 그 행위를 ‘이적’이라고 말한다. 1연에 나타난 ‘호수 위를 걷는 황혼’은 신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기독교 집안에서 생활했으니 종교적인 개념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시인은 사전에 제시된 두 가지 뜻을 모두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호숫가로 불려온 것이 참말 이적’이라는 시인의 말이 낯설다. 어쩌면 시인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시인이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걸어간 행동일 텐데 모른다고, 이적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시인은 3연에서 자신의 부끄러운 내면을 드러낸다. 시는 ‘용기’로 쓰는 것인가? 김수영 시인도 자신의 부끄러운 내면을 드러냈고 기형도 시인도 그랬다. 모든 시인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시인’은 ‘용기’의 다른 말인가? 요즘 나는 이런 단상에 빠져 있다.

시인은 4연에서 이적을 일으킨 ‘당신’을 밝힌다. 신이건 내면의 소리이건 태어나 삶을 이어 가고 있는 우리는 이미 ‘이적’을 실현하고 있다.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며 자기만의 소리를 내며 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52년의 ‘이적’을 그리며 살고 있다. 내 ‘이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나는 그 길을 무척 기대한다. 이미 나는 매 순간 ‘이적’을 경험하고 있었으니까! 인간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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