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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Jan 03. 2023

브런치 인기작을 읽으며 2

일기

(요새 브런치에서 인기 있는 작가와 작품들을 읽고는 한다. 주로 이혼한 이야기가 많았고 공감하며 상상하며 재밌게 읽었었다.)


나도 40대 중반! 남편과 시작부터 삐그덕거렸지만 이미 아이 넷을 낳았고 내 삶이지만 남편은 반포기한 채로 살았다. 예를 들어 내가 피곤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부탁해도 버려주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브 보는 무심한 행동이 못된 마음들이 내 마음이 넓어서 다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닌 듯했다.


켜켜이 마음 속에 쌓이고 쌓여 겉으로 땅인 것 같지만 거대한 분화구 밑에 화산 폭발 일보 직전인 것처럼 내 마음도 그랬던 것 같다.


한번은 시댁에 갔는데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다.

“ 이제 참고 사는 시대는 간 것 같아요.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서로 같이 지내는 것이 피곤하다고 느껴지면 이혼할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저도 어쩌질 못하겠어요. 다만 아이들이 아빠가 필요하다고 하니 지금은 같이 살아요. 아이들이 크면 저도 모르겠어요.”


며칠이 지나 정신을 차리고 내가 잠시 미쳤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물이 흐르듯이 평소의 생각이 나와 버렸다. 참고로 시부모님은 백점 만점에 만점이신 분들이다. 며느리인 나에게 어느 것 하나 부담 주신 적 없으셔서 그 흔한 명절 스트레스가 나는 없다. 누나 셋에 막내 아들이라 며느리가 나 하나이지만 우리 어머니는 명절에 요리를 다 해놓고 기다리신다. 우리 형님들도 명절 제사가 끝나면 친정에 가보라고 등떠미신다. 남편의 무심한 행동에도 시댁 분위기로 인해 만회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 내가 이혼 머시기 이야기를 하고 남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 형님들의 훈수가 있지 않았을까 예상만 하지만 말이다.


오늘 아침 남편이 화장실 변기 청소를 했다.

“나 태어나서 변기 청소 처음 해 봐.”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남편!

그래, 여태까지 내가 했으니 몰랐겠지.


그러나 조금씩 변하려고 하는 남편 덕에

조금 더 살아볼까? 하는 마음이 드니

나의 마음도 참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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