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이 이야기-
나의 어린 시절은 놀이터에서 시작하고 놀이터에서 끝이 났다. 학교 끝나면 가방을 집에 던져놓고 놀이터에 갔다. 고무줄놀이, 얼음땡, 경찰도둑 놀이를 하며 골목골목을 휘젓고 다녔다. 해가 지고 저녁 무렵 각 집마다 밥 먹으라는 소리가 들려야 집으로 갔다. 어린 시절의 추억은 나를… 자유롭게 아이들을 키우라고 한다. 삼둥이들이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때가 되면 알아서 공부한다고 다그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을 한다.
초등학생 시절이 지나 중학생이 될 무렵에는 수강생이 200명이 넘는 대형 학원에 다녔다. 울 엄마는 언니의 교육에 올인하느라 나를 봐줄 틈이 없었다. 그래서 학교 끝나면 친구랑 둘이 떡볶이 사 먹을 겸 수다 떨 겸 학원에 갔다. 친구가 많은 것은 아니었으나 마음 편한 친구 한 명으로 족했다. 순한 양같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다가 자기 의견을 나타내야 할 때는 또한 분명히 이야기하는 외유내강형 친구였다. 지금도 가끔씩 생일마다 케이크를 보내고 안부를 묻는 30년 지기 친구가 되었다.
그래서 중학생 아들이 친구 따라 학원 간다고 했을 때 등 떠밀어 잘 다녀오라고 했다. 학원에 공부만 하러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쉬는 시간에는 게임도 하고 라면도 사 먹고 오고 가며 수다도 떨겠지… 그때의 나처럼 말이다. 친구 한 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나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사춘기의 나에게는 험한 세상 무섭지 않게 헤쳐나갈 수 있는 든든한 나의 편이었고 나의 우주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째에게 단 한 명의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