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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Mar 17. 2023

임산부 배려석

지하철 단상

어제 퇴근길에 전철에서

공교롭게도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섰다.

자리 양보 해주시는 할머니가

괜찮다고 해도

앉으라고 하셔서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앉아버렸다.

임산부가 아닌데……


아이를 넷 낳으면서

아기들만 쏙 빠지고

나머지는 내 배로 남았다.

그리고 월화수목금금금을 살고 있는 나는

스트레스 받아가며 빼는 대신

그냥 같이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나의 뱃살이랑…


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

동학년 선생님께 농담 삼아

아직도 지하철 자리 양보 받는다고 하니

“좋은 줄 알아.

40대가 훌쩍 넘어도 젊은이

취급 받는구만.

아기 낳을 젊은 사람으로 보는게

또 잠깐이야.“

나이지긋한 선생님 말씀에

빵 터졌었다.


아이 넷 낳았다고 하면

여기저기서 애국자 애국자하는데

제대로 된 대우는 없는 것이 현실인데

학교 일에 집안 일에

아이들 학교 숙제 봐주는 일에

하루 종일 쉴 틈이 없는데

다자녀 엄마석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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