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맘이 마음 편하게 출근하지 못하는 이유 2

by 키다리쌤

(첫째 아들-중3, 둘째아들-초4, 막내쌍둥이딸-초3)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아이들의 전화가 왔다. 큰 오빠가 아파서 일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형아가 아픈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문자가 다시 왔다.


처음 전화가 왔을 때는 잠이 덜 깨서 못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다가 문자를 보고 진짜 아파서 못 일어나는구나 느낌이 왔다. 다시 친정어머니께 sos를 쳤다. 첫째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와달라는 부탁을 드렸다.


친정어머니께서는 집에 오셔서 본인의 방법으로 치료를 해보려고 하셨던 것 같다. (엄살을 부려 학교를 안간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목을 부여잡고 마사지를 하고 온찜질을 해도 소용이 없었는지 첫째는 오른쪽으로 돌려지지 않는 목을 잡고 학교가 아닌 병원에 가서 진료확인서를 받아 왔다.


그동안 학교 생활에 영재고 준비한다며 밤늦게까지 공부하더니 몸이 탈이 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영재고며 공부가 중요한가? 몸이 아프다는데 학교도 못 가는데 무조건 자라고 했다.


다음날 또 학교를 조퇴해서 아이를 데리고 한의원에 갔다. 침을 맞고 한의사 선생님께서 어깨운동을 시키셔서 따라 했는데 아이 얼굴에서 점점 굵은 땀방울이 떨어지더니 점점 사색이 되어 갔다. 마지막으로 한의사 선생님은 “이제 다 나았다.”를 외치셨다. 그러나 아이는 똥 씹은 표정으로 고통 중에 “네”라고 답을 했다.


한의원을 나와 아이에게 물으니 생전 처음 맞은 침이 어깨를 들쑤셔 놓아 어깨가 떨어질 것 같았는데 운동까지 하라고 하니 너무 아파서 말도 못 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엄마인 나는 다 나았다를 외치셨던 한의사 선생님이 떠올라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인생은 아이러니하게도 가까이서 보면 비극, 좀 멀리 떨어져서 보면 희극이다. 결국에 나을 테지만 목을 못 돌리는 아들 앞에서는 조금 작게 웃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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