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아기 낳고 2년 정도 살았었다. 그곳에서 아랫집 할머니께서 (손자가 아닌) 초등학생 아이 2명을 돌보시는 것을 보았다. 스위스는 유치원 2학년(만 6세) 아이들이 스스로 유치원 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아마 초등학생이면 아프지 않는 한 스스로 학교에 갈 것이고 방과후에 할머니 집에 머무는 것 같았다. 집 바로 앞 놀이터에서 놀다가 할머니 집에서 미술 작품도 그리고 간식도 먹는 모습을 보았다.
할머니를 통해 동사무소에서 “kinderfrau”제도가 운영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봄이 가능한 지역 주민들이 올려놓은 전화번호 리스트였다. 아이가 아프거나 돌봄이 필요할 때 아이를 맡길 수 있었다. 물론 돌봄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고 돌봄을 통한 수익은 돌봐주신 분께 돌아간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함께 한다는 마음이 실천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현실은… 아프다고 하는 아이들로 인해 출근길마다 마음 졸이고 30분 거리에 사는 친정어머니께 시도때도 없이 연락을 드린다. 물론 우리 나라에도 아이돌봄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등록을 해야 하고 멀리서 또 우리 집에 오셔서 아이를 돌보셔야 한다. 일단 절차가 복잡하고 이마저도 한달 정도 기다려야 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소일거리를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일하는 엄마들은 여전히 발을 동동 구른다. 아이를 키우는데 온 지역 주민이 함께 돌보는 돌봄을 동사무소에서 연결해서 우리도 해보면 어떨까?
밤새 미열에 시달리던 아이가 학교에 못 갈까 혹은 학교에서 아파서 집에 오면 혼자 두는 것이 몹시 불안한 아이 엄마의 마음을 토닥토닥 위로해 주는 돌봄을 수도 없이 마음 속에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