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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Aug 03. 2023

태권도 캠핑 1박 2일

삼둥이들이 (둘째 아들-초4, 셋째, 넷째 딸 둘-초3) 며칠 전부터 졸랐었다. 태권도 캠핑 1박 2일을 꼭 가게 해달라고… 평소 같으면 쿨하게 보냈을 텐데 둘째가 발목에 금이 가 반깁스 한 상태여서 고민을 했다.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것도 추억인데 보내주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리고 밴드 댓글로 신청을 했더니 우리 삼둥이가 마지막 신청자라고 한다.


그때부터 삼둥이들은 신이 났다. 침낭도 빌리고 가방에 짐을 싸고 설렌다고 난리였다. 과자도 고르고 세면도구도 챙기고 엄마인 내가 챙기지 않아도 몇 번이고 짐을 싸고 확인한다. 셋째는 엄마 없으면 못 잔다더니 엄마 냄새가 나는 (내가 베고 자던) 내 베개까지 싸서 가지고 갔다. 삼둥이는 캠핑 시간이 되기 30분 전에 ”엄마, 내일 봐요! “를 외치며 뛰어갔다.


아이들이 후다닥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이제 곧 나의 육아가 끝날 날이 올 것만 같다는 느낌이 확 왔다. 큰 아이를 보니 중학생만 돼도 친구가 더 좋다고 집을 떠나간다. 지금 삼둥이들이 3, 4학년이니 아이들과 보내는 방학은 3~4년 남은 셈이다. 더욱 아이들과 지내는 방학을 재밌게 보내야겠다.


아이들이 가고 남편과 단둘이 저녁을 먹고 혼자 산책을 나섰다. 고요히 나 혼자 길을 나서서 나의 내면에 소리에 귀 기울여 보았다. 돌아오는 길에 밤 11시쯤 태권도장 옆을 지나는데 “깔깔깔” “낄낄낄” 우리 아이들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날 밤 엄마인 나는 넓은 방에서 대자로 뻗어 잤다. 삼둥이들과 자던 때와는 다르게 한동안 잠 못 들고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8시 30분 참새 같은 삼둥이들이 집으로 돌아와 새벽 3시 반까지 안 자고 친구들과 놀았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아이들을 억지로 재웠다. (충분히 안 자면 아이들은 아프다. 그리고 아프면 제일 괴로운 사람은 엄마인 나다.) 안 피곤하다며 안 자려는 아이들이 스르륵 잠이 들더니 점심때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1박 2일 캠핑이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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