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다리쌤 Aug 05. 2023

백제탐험 2-부여 편

부여 박물관에 갔다. 가자마자 도슨트 선생님의 해설을 따라갔다. 앗싸! 운이 좋다. 이번 부여에서도 시대별로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유독 눈이 갔던 유물은 4학년 교과서에 나왔던 금동대향로였다. 향을 피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향로는 정교한 세공으로 악사며 각종 동물 그리고 상상의 동물 봉황이 위아래로 만들어져 있다. 천년도 넘은 과거에 우리 조상들이 이런 향로를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보았는데 실물을 영접해 보니 백제인들을 실제로 만날 수 없지만 그 손길을 느껴본 듯한 시간이었다.(기대를 많이 하고 가서 기쁨이 컸다)


그리고 책에서 나왔지만 각종 벽돌들도 인상에 남았다. 벽돌도 산, 도깨비, 연꽃 등등 다양한 무늬로 만들어져 있었다. 백제의 유물답게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는 똑똑하지만 넘치지 않는 백제인들의 특성이 느껴지는 듯했다.


이런 마음은 불상에서도 나왔다. 특히 인상에 남은 것은 서산마애삼존불! 조각해 놓은 돌조각의 부처님 얼굴에서 피어나는, 몹시 신나게 웃고 있지만 비웃지 않는, 세상 다 산 듯한 해학이 뿜어져 나와 계속 생각나고 또 보고 싶다.


박물관을 나와 한낮은 연잎밥과 프라페 한잔을 마시며 해가 기울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오후 3시! 배를 타러 갔다. 배 타고 들어간 고란사에 3년 젊어진다는 약수를 마시고 낙화암에 갔다. 의자왕시절 백제가 망하면서 삼천궁녀가 강으로 뛰어 자결했다는 그곳은 생각보다 작았다. 어떤 맘이었을까? 강 반대편에 듬성듬성 세워져 있는 나무들을 보며 궁녀들의 마음을 상상해 보았다. (발칙하지만 죽기 싫었을 것 같다. 수영 잘하는 궁녀 몇 명은 강을 건너지 않았을까? 하고 아이들과 상상 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나라에서 여러 나라가 망하고 흥하고를 반복했지만 유독 백제만이 도드라진 이야기가 있고 추억하는 곳이 있다. 그리고 도시 전체에 느껴지는 백제 패전국 도시라는 느낌! 이제는 거두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제 탐험 1-공주에 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