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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Aug 06. 2023

파도와의 싸움(아이들)   vs 모래와의 싸움(엄마)

결국에는 갔다. 부산 바다를^^

땡볕에는 모래도 뜨거워서 걷지를 못할 것 같아 낮에는 국제 시장에서 탕후루도 먹고 씨앗 호떡도 맛보고 쉬다가 해가 어느 정도 져가는 4시쯤 갔다.


그리고

수영복을 다 두고 온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그 속에 물안경, 수영신발 등등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들어가는 수밖에…


다행히도 구명조끼를 챙겼다. (구명조끼 더미를 보고 그 밑에 수영복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출발할 때는)


반팔 옷 밑에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로 들어갔다. 엄마인 나는 멀리서 지켜보는데 아이들이 아빠랑 파도로 뛰어 들어간다. 멀리서 잔잔한 파도가 점점 커져 아이들을 집어삼킨다. 아이들이 일어서 지나간 파도를 보며 깔깔깔 웃어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큰 파도를 들어갈 때는 서로 몸을 감싸고 파도를 맞이한다.


이렇게 한 시간쯤 놀았나?

해상구조요원들이 다 나오라고 호루라기를 불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쯤 파도의 모양이 점점 갈고리 모양으로 바뀌고 있었다. 큰 어른들도 한참을 끌고 들어갔다가 토해놓는 듯한 양상이 보이기 시작했었다. 수영 꽤 하는 남편도 파도에 휩쓸려 빨려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파도가 위험해졌다고 말을 했었다. 그러고 나서 바로 호루라기를 불기 시작했으니 꼭 안전 요원이 있는 곳에서 수영을 해야겠다.


5시쯤 해가 완연히 질 무렵 아이들과 온 아이 엄마는 결국 수영을 못 했다. 아이들은 1시간 밖에 수영을 못했다고 아쉬워했지만 한낮에는 너무 더워 못하고 좀만 늦게 왔어도 못 했을 뻔했다고 위로를 했다.


그 이후부터 엄마는 모래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아이들 옷이며 구명조끼 안에 박혀 있는 모래들을 씻어 내느라 30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그렇게 정리하고 차 안에 들어갔지만 푸석푸석 모래가 밟히는 느낌이 들었다.


저녁에 돌아온 숙소에서도 옷을 한참을 빨았다. 물속에서 한참을 흔들어도 모래가 나온다. 두세 번 헹구고 나서야 모래가 겨우겨우 빠져나갔다. 그렇게 아이들은 파도와의 싸움을 마치고 엄마는 모래와의 요란한 싸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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