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1년 반 사는 동안 첫째를 스위스 유치원에 보냈었다. (스위스는 유치원부터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월, 화, 수는 젊은 선생님 그리고 목, 금은 나이 지긋한 선생님이 우리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셨다.
두 분 중에 나는 젊은 선생님이 참 마음에 들었었다. 상담을 가서 나도 모르게 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또래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자 선생님께서도 함께 눈물을 글썽이셨다. (스위스 독일어 권 사회에서 독일어 못하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오자 어린아이들이 첫째 아이만 옷장에 넣고 문을 닫는 등등의 일들이 있었다)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따뜻한 위로가 기억에 남는다.
공개 수업에서는 두 분이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셨다. 스위스의 유치원에서는 미리 문자와 수학 교육을 시키지 않아서 서로 앉아 돌아가면서 노래 또는 숫자 부르기, 인형 놀이, 바깥 모래 놀이 등등 놀이 위주의 교육을 볼 수 있었다.
10년 전의 일이고 유치원 학부모로 참여한 기억밖에 없지만 우리 교육 현장에도 투담임제를 적용해 보면 어떨까 최근에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20여 년도 더 전에 신규로 발령 났을 때 담임이란 업무를 맡고 막막했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다음날부터 수업을 하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학급경영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이렇게 시작이 어려운 신규 교사지만 아이들을 더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젊기에 더욱 탁월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현- 40대 중반) 우리 집 네 아이들로 인해 시간선택제를 하고 싶었다. 작년처럼 월, 화, 수 근무만 하고 싶었는데 막내가 3학년이 넘어서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아이들이 넷이기에 돈을 더 벌어야 했다는 압박도 있었기에 시간선택제 하고자 하는 마음을 접었다.)
나와 같이 20년 넘은 시간선택제를 원하는 중견 교사와 신규 발령을 받은 교사 둘을 짝지어서 한 반을 맡겨 보면 어떨까? 학부모 총회나 공개 수업처럼 중요한 일은 함께 하고 상담이나 기타 등등의 학급 일을 나눠서 하면 신규도 배울 수 있어서 좋고 시간선택제를 원하는 선생님도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최근 뉴스 기사에서 젊은 선생님들의 죽음에 관련된 글을 읽으면서 나도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다. 글 쓰고 상상하는 것이 나의 본분이라는 생각에 상상했던 내용을 글로 적어 내린다. 문제아와 학부모 민원으로 골치를 앓더라도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고민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일에 이 작은 손 하나 보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