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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Aug 16. 2023

광복절에는 덕수궁!

별다른 생각 없이 며칠 전 창덕궁을 보고 오늘은 근처에 있는 종묘에 갈까 하다가 우연히 덕수궁에 왔다. 요새 읽고 있는 10대를 위한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을 읽으면서 알게 된 서울에 있는 5개의 궁궐을 차분히 하나씩 돌아볼 참이었다.


아침 먹고 느지막하게 갔더니 벌써 점심때이고 간단한 점심 먹고 갔더니 가능한 도슨트 시간이 2시 15분이다. 도슨트 시간까지는 한 시간 남아 덕수궁을 아이들과 조금 걷다가 시위로 인해 시끄럽고 너무 더워 커피숍에 가서 시원한 빙수 먹고 시간 맞춰 들으러 갔다. 책에서 보았던 내용 더하기 도슨트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알게 된 것은 1904년 궁이 불탄 사건이었다. 고종 때 아궁이에서 불이 번져 궁이 불탔다고 하는데 아궁이 속을 들여다보니 돌로 되어 있었다. 불을 가져와 아궁이 안에 넣으면 딱히 화재로 이어질 일이 없을 텐데 나라의 힘이 약해 을미사변으로 명성왕후도 잃고 고종은 잠 잘 곳도 잃었다.


고종이 죽고 나서 (독살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나마 남아 있던 덕수궁은 이리저리 뜯기고 팔려나갔다. 며칠 전 창덕궁에 비해 비교적 단청도 없는 수수한 전각이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 궁궐 모습이 초라해 보였다.  (물론 신식 건물로 지어진 석조전도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완공되어 일본 미술품 전시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힘으로 일어서지 못해 다른 나라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형상이 안타깝다. 그 당시 나라 잃은 국민들의 아픔과 슬픔도 만만치 않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유관순이 다녔던 이화여고와 유관순의 관을 붙들고 기도했을 정동제일교회를 보았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31 운동을 위해 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애쓰는 소녀들의 발걸음을 뒤쫓아 가는 기분이었다. 숙연하게 우리나라를 위해 애쓰신 분들을 기억해 보았다.

광복절에 덕수궁에 오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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