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권사가 나에게 조언을 했다.
“사춘기 아이와 자꾸 말을 하지 마. “
혹독한 딸들의 사춘기를 겪어서 어느 정도 도를 닦아 평온한 마음의 경지에 이른 친구의 말에 공감하며 첫째 아들이 집에 오자마자 난 산책을 나갔다. (아들의 사춘기로 인해 애꿎은 산책과 글쓰기에 열심이다) 더운 여름의 온기를 뚫고 양산을 쓰고 나온 나에게 나무 꼭대기의 붉어진 나뭇잎이 수줍게 인사한다. ‘이제 가을이야’ 하고 말이다.
산책을 하고 나면 친구와 대화하듯이
자연과 대화하고
나 자신과 실컷 말을 하고 온 느낌이다.
첫째에게 늘 완벽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하면서
나도 하마터면 완벽해질 뻔했다.
느리게 걸어도 늦게 가도 괜찮다.
나에게도 말하며 다독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