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동학년 선생님 네 분과 각 반 아이들 1~3명 남짓하게 총 10명의 아이가 동그랗게 앉을 기회가 생겼다. 그중에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새벽 운동을 하는 우리 반 여자 아이가 나의 옆에 기대어 말했다.
“역시 전 선생님에게 기대는 것이 너무 좋아요. 오늘 새벽 운동 다녀와서 너무 피곤했는데 기대는 것만 해도 힐링이에요. “
(푸근한 뱃살 덕분에 쿠션감이 좋아서일 것이다)
선생님들과 아이들 앞에서 기분이 으쓱으쓱할 찰나에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우리 반 남자아이가 말을 이어받았다.
“난 작년 선생님이 그렇게 좋았었는데. “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선생님인 내가 말을 이어받았다.
“나도 재작년 아이들이 참 좋았던 것 같아. “
선생님들이 빵 터졌다.
우리 반 그 아이는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시 한번 침묵을 깨고
“농담이야. “ 말하며 눈빛으로 쓰다듬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