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결혼을 했다.
반백 년보다 조금 적은 나이에!
만 45세에 하는 결혼이라 눈물이 안 나왔다. 눈물도 나오는 시기가 있나 보다. 젊은 시절에는 남의 집 결혼식에 가도 잘만 흘리던 눈물이 이제 결혼시기를 훌쩍 지나고 늦게 이제야 가는 결혼이 반갑고 즐겁기만 하다. (친정부모님도 사돈어르신 두 분도 아무도 울지 않으셨다.)
사실 시집을 못 갈 줄 알았다.
인연이 닿는다고 해도 나이가 들수록 이상한 남자들(빚이 많다거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거나 등등)만 만나게 되고 차라리 혼자 사는 것이 낫겠다고 언니에게 조언을 했었다. 사람이 다 때가 있다고 하더니 형부를 만나고 얼마 안 가 어느새 시집을 간다고 하더니 그리고 예식장이 남아 있는 날 예약하고 오더니 드디어 결혼을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끝까지 남은 가족들은 “올레”를 외쳤다. (형부 쪽은 친구분들이 끝까지 계셨다.) 평일을 포함하여 토요일과 주말에도 부모님과 산책 가거나 우리 아이들과 함께 다녔는데 이젠 평생의 짝이랑 함께 다닐 예정이다. 친정아버지 사무실에 일하며 우리 아이들 아플 때마다 sos치면 군말 없이 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주던 착한 언니! 매일 좋은 사람 만나게 해 달라도 기도했는데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언니의 앞날에 쨍쨍한 햇빛만 있지는 않겠지만 짝꿍 형부와 나머지 반평생을 잘 가꾸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