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다리쌤 Dec 14. 2023

선생님의 자존심

독서퀴즈의 이유

 한참 성적으로 바쁜 철에 독서 퀴즈를 내고 있는 나 자신이 웃겼다. 선생님들은 평소에 내던 숙제도 안 내시고 성적에 매진하시는데 이 순간에도 독서 퀴즈라니 왜 그리 독서에 집착을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교사연구실에 있는 책을 온책 읽기로 하나씩 하나씩 읽다 보니 벌써 다섯 번째 책으로 접어들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같은 반으로 내 품에 들어온 아이들과 다섯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며 같은 생각, 같은 고민, 같은 감동을 공유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최근에 읽은 ‘자존심’이라는 책을 읽고 독서퀴즈 대회에서 ‘새에게도 자존심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새에게도 자존심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다섯 번의 (어쩌면 여섯 번) 독서퀴즈를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인 나는 올해 아이들에게 내가 주는 마지막 선물과 같다.


독서 퀴즈를 낸다는 이유로 선생님인 나 또한 깊게 읽게 된 것은 덤이다.

작가의 이전글 독서 퀴즈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