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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Feb 21. 2024

새옹지마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했다. 좋은 일이 오면 안 좋은 일도 오고 서로서로 반복해서 오는 것이 인생이라고… 그래서 때로는 좋아 보이는 일도 시간이 지나면 빛을 바라서 아닌 일이 될 수도 있고 또한 어떤 일이 올지 모르니 늘 몸을 낮추고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도 했다.


요새 나는 절실히 느낀다. 새옹지마!

첫째가 과학고에 합격했다. 그토록 바라던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안 가겠다고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중에 하나는 과학고에서 내신 경쟁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가족 따라 스위스 갈 것이니 본인은 쉬다가 가겠다고 선언했다.


엄마 입장에서는 가기를 바랬다. 과학고는 잡아 놓은 물고기이고 앞으로 국제학교 가서 잘 지낼지 알 수 없으므로 과학고를 겪어보고 가자고 설득하고 있다. 아직 결과는 알 수가 없다.


요새 아이는 변화무쌍하다. 어느 날은 검정고시 보겠다고 하고 생각해 보니 본인은 문과 성향인 것 같다고 로스쿨을 가겠다고 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이 아이에게 사춘기가 온 걸까? 40대 중반의 이 엄마는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데 오랫동안 다녔던 논술 선생님이 이런 흔들리는 내 마음에 손 내밀어 잡아 주신다. 아이가 요새 붕 떠 있는 것 같다는 선생님 말씀에 백번 공감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독여 보겠다고 하신다. 대학생 과외 선생님 또한 대학교 구경도 시켜주시고 아이의 말에 조금 앞서간 선배로 조언을 해주셨다. 요즈음에는 선생님들이 공부 가르쳐 주시는 것보다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마음 잡아 주시는 것이 더더욱 감사하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해도 “숨 쉬는 네 모습만 봐도 좋아. “ 이런 마음으로 낮아지고 있다. 사실 아이가 영재고 과학고 준비하며 힘들어할 때 엄마인 내가 즐겨하던 말이었다. 아이는 이 말이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방황하는 청춘인 아이에게 다시 이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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