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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스널 프로젝트 중학교 전시회

IB학교 이야기

by 키다리쌤

-레바논 아이의 부스에서 코란 글귀를 뽑는 상자에서 하나 뽑았어요-


펄스널 프로젝트 중학교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아이들이 거의 3달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를 오늘은 공개하는 날이었어요. 심지어 저는 첫째 아이 프로젝트의 제목조차 모르고 갔어요. 엄마 앞에서 그럴싸하게 설명해 주면 좋으련만 그런 아들들은 옆집에만 있나 봅니다. 전시회에서도 자신의 부스 근처에는 얼씬 거리지 말라는 아들이 제 아들입니다. 어쩌겠어요? 다른 부스를 실컷 구경해야지요.


부담스럽게 첫째 아이는 사회도 맡았네요. 많은 사람 앞에서 설명하고 소개하는 일들 때로는 불편한데 아이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에요. 거울보고 몇 번이나 연습했는지 모르겠어요. “낯선 언어 영어로 낯선 부모님들 앞에서 너는 사회를 보고 싶니?” 물어도 그냥 도전해 보았다는 시크함! 확실히 아이와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에요.


엄마인 저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도착해서 기다렸어요. 아들이 사회를 본다는데 소중한 순간을 비디오로 찍어두어야지요! 멋지게 잘하면 좋으련만 첫째도 살짝 흥분하고 긴장한 모양이에요. 목소리 톤이 높아지네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있는 모습 그대로 비디오로 남겼어요. 잘해도 못 해도 착해도 때론 안 착해도 소중한 아들 아니겠어요?


이어서 바로 전시회가 시작되었어요. 아이들이 준비한 부스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기 시작했어요.


여러 향수를 섞어 자신만의 향수를 만든 아이, 청바지를 자르고 여러 조각을 재봉틀을 이용해 붙여 가방을 만든 아이, 뜨개질을 이용해 모자를 만든 아이, 삼각수인지 아닌지 알려주는 코딩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든 아이, 드럼으로 자신의 곡을 연주한 아이, 인도의 집 문화를 설명한 아이, 타이완의 주요 건축물 미니어처를 만들고 그 구조를 설명한 아이, 코란의 내용을 정리한 아이, 말레이시아에 대한 것들을 정리해서 홈페이지를 만든 아이, 오만의 옷과 독특한 향료를 설명해 주고 오만 특유의 말린 과일 디저트를 나눠주는 아이, 심장의 구조를 설명하는 아이, 상대성 이론을 정리한 아이 등등 참 다양하네요.


참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소개하는 아이들! 각자가 흥미로워하는 내용도 다르고 우리 아들만큼 색깔이 다들 분명하네요. 오랜 기간 시간을 주고 각자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깊이 있게 해 보도록 격려하며 중간중간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결과물을 발표하는 경험 참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은 3일 만에 모자를 만든 아이가 있는 반면 말레이시아 음식과 언어 다양한 문화를 총망라하여 정리한 여러 장의 홈페이지 만든 아이는 동영상 찾고 정리하며 3개월 내내 고생했을 것 같고요. 아이들이 각자 든 짐이 무거워 보이는 아이가 있는 반면 너무 가벼워 보이는 아이도 있네요.


우연히 간 학부모 티모임에서 어느 엄마가 첫째 아이 부스에 갔었다며 훌륭한 주제를 선택했다며 칭찬하네요. 아마 유럽과 남아메리카 시대별 민주주의 변화를 지도로 보여주며 설명한 모양이에요. 역사 덕후인 아이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플러스 인터넷에서 찾아본 내용 그리고 책에서 찾아본 내용까지 총망라해서 평소 궁금한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한 모양이에요. 직접 말해주면 좋으련만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듣게 하네요.


아이가 평소 궁금한 주제를 선택해 깊이 있게 연구해 보는 경험!

다른 어떤 시간보다 소중해 보여요.

오늘도 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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