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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Jun 23. 2022

나를 간 보지 말아라

-교실이야기-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나를 간 보는 녀석이 있다.


오늘도 자신을 혼낼지 안 혼낼지

아이는 나를 두고 실험을 해 본다.


옆 친구를 리코더로 계속 건드려서

친구의 짜증을 유발한다던지

큰 소리로 살찐 아이를

"삼겹살"이라고 부른다던지

수업 시간임에도

계속 큰 소리로 떠든다던지


오늘도 선생님을 괴물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겠냐며

나쁜 행동에 대해

그만두라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아이는 소심한 보복을 한다.

가림판을 흔든다던지

발을 쿵쿵 구른다던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만 아니면

나도 모르는 척한다.


그리고 다시 수업으로 주제를 돌려

아이에게 수업 내용을 계속 정신없이 묻는다.


그리고 수업이 끝날 때쯤이면

나쁜 행동을 멈추고

수업을 잘 들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고

폭풍 칭찬을 하고 나온다.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아.

나쁜 행동이 얄미울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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