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간 이야기
오늘 수업은 강강술래였다.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다 보니 입을 열지 않고 딴짓하는 아이들이 보여 노래 연습 안 하는 사람들은 한 명씩 나와서 강강술래 노래를 시켜보겠노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잠시 중학생 때 기억이 떠올랐다.
"선생님이 말이야. 중학생 때 아리랑 노래를 배우고 있었는데 머릿속에는 온통 다음 시간 운동장에서 놀 생각에 손은 서랍 속 체육복을 만지작만지작하며 음악 시간이 끝나길 기다렸는데 그날따라 선생님이 나에게 아리랑 노래를 시키신 거야. 선생님이 시키셨으니 일어나긴 했는데 마음이 벌써 운동장에 있는데 노래를 잘 불렀겠니? 음정, 박자 다 엉망으로 아리랑을 부르고 창피해서 하얀 얼굴이 빨간 크레파스 칠한 사람처럼 빨갛게 변한 적이 있었어.
게다가 내 노래가 끝나고 선생님이 교포냐고 해외 살다 왔냐고 물으시는데 한국에서만 쭉 살아온 선생님은 쉬는 시간까지 귀까지 새 빨갰단다. 잊을 수 없는 아리랑에 대한 추억이 되었지.
오늘도 그런 날 일 수 있어.
강강술래 노래 혼자 시켰는데
잘못 부르면 외국인이었냐는 질문받을 수 있는
뭐 그런 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