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6살이 넘은 첫째 아이의 베른 주니어 일 년 패스를 사주면서 직원에게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했다.
(베른 주니어 일년 패스 - 청소년을 위한 티켓으로 일년 동안 베른 안에서 자유롭게 기차, 트램,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음)
“형이 16살이 넘었는데 부모님 대신 만 11,12살인 동생들을 데리고 트램이나 버스, 기차를 타도 공짜인가요?”
(스위스는 부모가 교통 티켓을 구매하고 아이들이 연 30프랑인 주니어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공짜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직원은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형에게 동생의 주니어 티켓이 있으면 가능합니다. 즉 동생별로 30프랑을 내서 형의 교통 카드 안에 넣어 주면 됩니다. 그럼 형이랑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동생들은 공짜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어요.”
이 말을 듣고 형의 교통카드에 세 명의 동생들 주니어 티켓을 90프랑에 결제해서 넣어 주었다. 동생들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첫째에게 일 년 패스를 선물로 사주는 대신 동생들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집에 돌아와서 오늘 일을 떠올리는데 이 제도가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어른과 아이가 함께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었다. 사실 엄마 입장에서도 나쁠 거 없다. 혹시 아이들을 학교에 데리러 못 갈 때마다 아이들은 각자 2프랑의 교통티켓을 따로 사야 했는데 형이 일 년에 적어도 15번 이상은 함께 오니 경제적으로도 이득이고 동생들이랑 형이랑 함께 와서 안심이 되니 일석이조이다.
다만 이번에도 자신에게 동생들을 맡긴다며 입 나온 첫째가 문제 이긴 하지만 말이다.